▶ 올들어 490명 사망 전년비 2배 증가
▶ 흑 · 히스패닉 지역 경찰도 손 놓아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 소속 드웨인 웨이드의 사촌으로 확인된 니키아 알드리지(32)를 추모하는 28일 행사에서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시카고시에서 지난 한 달간 480여명이 총에 맞고 최소 90명이 살해됐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발생한 최악의 총기사건이다. 특히 이들 사건이 도시 남부와 서부, 흑인과 히스패닉 밀집지역에 집중돼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가히 전시상황에 비견할 만하다.
그러나 대부분 사건의 용의자는 체포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흑인 빈민가 잉글우드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최근 두 달 사이 8번째 총격 피해자가 나와 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1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동안 시카고에서 482건의 총기사고가 발생해 401명이 부상하고 81명이 숨졌다. 총격 외 폭력을 포함하면 살인사건 피해자는 최소 91명이다.
이 가운데는 집 앞에서 놀던 6세 어린이와 10세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미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 소속 드웨인 웨이드의 사촌으로 확인된 니키아 알드리지(32)는 유모차를 끌고 가다 머리와 팔에 총격을 받고 사망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로써 올 들어 시카고에서 발생한 총기사고의 피해자는 총 2,829명, 살인사건 피해자는 총 49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나 폭증한 셈이다.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건수가 최대 도시 뉴욕과 2대 도시 LA의 살인사건 발생 건수를 합한 것보다 많다.
ABC 방송은 올해 시카고 총격 피해자 가운데 13세 이하 어린이가 27명이나 된다고 전했다.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구의 유명한 백인 사회운동가 마이클 플레이거(67) 신부는 전날, 당국의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를 개최하고 브루스 라우너 일리노이 주지사에게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정부에 기금과 지원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시카고 정치권과 경찰, 주 경찰이 빈민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총기폭력 실태를 외면하고 있다며 “주 방위군을 배치해 달라”고 탄원했다.
세인트 사비나 성당 앞에 모인 약 250여명의 시위대는 도로를 점거하고, 총에 맞아 쓰러진 이들처럼 누워 항의했다.
하지만 라우너 주지사는 시카고시 폭력 진압을 위해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것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주민들은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를 통해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개입을 호소하며 1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백악관이 총기폭력과 인종차별,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해 달라고 요구했다.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은 “총격 용의자의 85%가 총기사고 전과자이거나 이전 사건의 피해자”라며 약 1,400명의 범죄 조직원이 시카고시 총기사고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과 LA의 살인율이 시카고보다 낮은데 대해 “처벌이 엄격하기 때문”이라며 “총기범죄 재범자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릴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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