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인종차별적 공권력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한 흑인 인권 운동가가 무참히 살해된 채 유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시카고 트리뷴과 NBC방송 등에 따르면 퍼거슨의 흑인 인권 운동가 대런 실스(29)가 전날 오전 2시께 도시 외곽에 세워진 불타는 차량 안에서 총격 살해된 채 발견됐다.
퍼거슨 시를 관할하는 세인트 루이스 카운티 경찰은 "'차가 불에 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차 안에 실스의 시신이 놓여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살인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용의자 신원이나 범행 동기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스는 2년 전 퍼거슨에서 비무장 10대 흑인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후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고 이끈 운동가 중 한 명이다. 브라운의 이웃이기도 한 그는 세인트 루이스 대배심이 총격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린 날, 브라운 가족 곁을 지키며 대변인 역할을 했다.
실스는 미국의 여당인 민주당이 흑인 생명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며 지역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낙선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흑인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무조건적 표를 주지만 민주계 정치인들이 흑인사회를 위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공화당에 표를 던져 메시지를 전달하고 흑인 사회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 소식이 퍼지면서 퍼거슨 흑인 사회와 전국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가들은 소셜미디어에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조직 리더인 드레이 맥케슨(31·볼티모어)은 "폭력에 목숨을 잃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며 "우리의 의견이 늘 일치했던 건 아니지만 실스는 살아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실스의 동료인 조네타 엘지는 "퍼거슨 시위대에 평화가 깃들기를"이라는 글과 함께 애도를 표했다.
실스는 2014년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공장 노동자 겸 힙합 뮤지션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미 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미국의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 의사로 경기 전 국민 의례 시간에 기립을 거부한 데 대해 적극적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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