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당한다면 환영…‘친박 후보’로는 국민적 지지 못받아”
▶ 朴정부 평가…”소통 부족 아쉬움, 친인척 비리 없어 다행”
남경필 경기지사는 20일 여권 내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국가의 중요 자산이 오시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우리 국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서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반 총장의 '선출직 경험' 부재가 대선 가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히며 "정치는 치열한 고민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을 전제로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고민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쏟은 노력과 성과 ▲새누리당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고민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공개 답변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대선 후보가 된다는 것은 (소속) 정당과 운명을 같이하고 국민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이라면서 "민심과 당심에 대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직 광역단체장 신분이긴 하지만 대표적 '여권 잠룡'의 한 사람으로서 이날 토론회는 대권이 사실상의 주된 화두였다. 특히 반 총장을 포함한 여야 경쟁 주자들에 대한 평가와 견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고, 차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국민이 먹고사는 '민생'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안보', 이 두 가지가 시대정신이다. 또 이제 '영웅의 시대'는 지나갔다. 차기 지도자는 권력을 나누고 지혜를 받아들이는 능력 중요할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본인을 포함 '50대 기수론', 이른바 세대교체가 하나의 화두가 되고 있다.
▲세대교체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옳은 어젠다, 또는 구호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이로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다만 정치교체, 세력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당내 여러 '잠룡'이 있음에도 반 총장이 거론되는 것은 결국 당내 마땅한 분이 없어서 아닌가.
▲그렇다. 현재 잠룡이라 불리는 대선주자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의 경쟁력이 조금 떨어지면 바로 누구를 모셔다가 대선후보로 만든다, 현재 있는 사람들이 별로니까 새로운 영웅을 모셔다가 새롭게 하자는 식의 발상은 위험하다. 과거 야권에서 문재인 후보가 고육지책으로 나왔지만 패배했다. 다만 반 총장의 입당은 환영한다. 빨리 입당해 국민의 평가받는 과정을 함께 했으면 한다.
--반 총장과 비교했을 때 잠재적 주자로서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국회의원, 도지사를 하면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와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오랜 시간을 고민해왔다. 그 고민의 결과로 국민이 찬성하든 반대하든 제 나름의 해법을 갖고 국민께 제시하고 있다.
--당내 주류 세력인 친박(친 박근혜)계가 반 총장을 '친박 후보'로 내세우려 한다는 관측이 있다.
▲실제적 움직임이 있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친박, 비박 같은 한계에 갇혀있으면 우리가 어떻게 재집권을 하겠나. (친박 후보 추대설은) 그렇게 유효한 분석이 아니라고 본다. 반 총장 또한 특정 계파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후보로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반 총장이 선출직 경험이 없다는 부분은 대선 국면에서 어떤 영향을 줄까
▲선출직에 나가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자신의 목줄을 쥔 게 국민이고 유권자이다. 유권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늘 관심을 두게 돼 있다. (그러나 반 총장은) 그런 고민이 아무래도 부족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다른 어떤 분야만큼이나 특히 정치 분야에서의 전문성도 중요하다고 본다.
--여야 계파성이 강한 지도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제기되는 '제3지대론'의 실체가 있다고 보나.
▲아직은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양당제, 소선거구제, 대통령제하에서는 결국 관성적으로 양당제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 현 상태에서 제3지대론은 이벤트에 그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권력구조 개편을) 담보로 한 개헌을 얘기하는 것이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평가는
▲아쉬운 것도 있고, 잘 한 것도 있다. 아쉬운 것은 소통이다. (대통령이) 국민의 의견을 잘 듣고, 여야 간 소통에서도 선봉장이 되길 바랐는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제일 크다. 다만 집권 후반기에 와서도 친인척 비리나 대형스캔들이 없는 것은 상당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남북대화 재개 노력에 대해 '북한의 시간벌어주기용'이라는 현 정부의 입장 어떻게 평가하나.
▲북핵 문제는 이제 우리가 단기간 해결할 수 없는 상수가 됐다.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제재를 공고히 하는 속에서 대화와 협상의 재개를 모색해야 한다. 지금 당장 협상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상황의 변화가 올 것이고, 그때를 대비해 주변국들 물밑대화를 긴밀히 해야 한다.
-자위권 차원의 한반도 전술핵 배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은 일단 미국의 억제력을 신뢰하고 가는 게 맞다. 다만 북한이 계속 지금보다 진전된 형태로 도발할 경우엔 아시아태평양 지역 어느 한 곳에라도 전술핵 배치를 하도록 미국에 요구하는 게 맞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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