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Klarides 하원의원 “표 주지 않을 것”선언
▶ ‘성폭행 문제로 골머리’ 대학가 파장 커
![커네티컷/ 트럼프 음담패설 후폭풍 거세다 커네티컷/ 트럼프 음담패설 후폭풍 거세다](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10/14/20161014065816581.jpg)
여성비하 음담패설 폭로로 곤욕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8일 뉴욕의 트럼프 빌딩 앞에 모인 그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 이날 그는 후보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공화당 전국 지역 대표들에 맞서 ”절대 후보 포기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AP)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잇단 여성비하발언이 폭로되면서 여성에 대한 성폭행 만연과 그에 대한 사회적 대처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후보와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빌리 부시가 지난 2005년 한 버스 안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공개했다. 이 녹취된 파일에서 트럼프는 여자들은 누구나 자신이 유명인이기 때문에 키스나 만지는 것을 허용했으며 "일단 스타가 되면 무슨 짓이든 다 받아준다. 어떤 것도 다 할 수 있다. 여성 성기를 움켜쥐어도, 어떤 짓을 해도 된다"고 말해 충격과 분노의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미스 유니버스 로지 오도널을 '돼지'라고 폄하했고 폭스 뉴스 앵커 메긴 켈리의 신랄한 질문에 "생리중이라 이렇다"고 하는 등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수위가 훨씬 높은데다가 이번 음담패설이 공개되자 트럼프가 처음에는 이를 "탈의실의 가벼운 농담( locker room talk)"이라고 해서 여성들의 반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단체인 전미여성기구(NOW: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의 Terry O'Neill 회장은 "그처럼 여성에 대한 존중심이 전혀 없고 여성 혐오의 버릇을 가진 남성이 자기 신분과 파워를 이용해서 여성들에게 가한 성폭행을 자랑하는 자가 미국의 지도자가 될 수 없으며 되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치계에서도 민주당 인사들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공화당 내부 당직자들조차도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선후보에서 즉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지역 내에서도 커네티컷 하원의원 공화당 대표이자 주 의회에서는 여성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Themis Klarides의원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평가들은 트럼프의 음담패설은 이미 막말의 한계를 벗어나 성추행(sexual assault)에 해당한다며 여성혐오나 이른바 '성폭행 문화'를 바꿀 사회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나 성적으로 민감한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대학가에서는 이번 트럼프의 음담패설의 여파가 더욱 크다. 연방 정부의 보고에 따르면 여성 5명 중에 1명이 대학시절에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고 현재 200여개 이상의 대학교가 연방교육부로부터 성폭력 법규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1,900여명의 재학생이 있는 '케네티컷 칼리지'는 학생들에게 성적인 공격이나 혐오스러운 발언을 들었을 때 가만히 있지 말고 목소리를 높이라고 강조하는 캠퍼스 중 하나이다. 이 학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캠퍼스에서 성추행과 폭행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 강좌를 열고 있고 전국적으로 이런 대학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번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보도되자 이 학교 학생들은 여성에 대한 성추행과 성폭행에 대한 발언들을 남성들이 농담이나 자랑 거리로 여기거나 오히려 피해자인 여자에게 비난을 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염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이번 트럼프의 음담패설로 인해 "남자들이 정말 여자들 없는 데에서는 그런 식으로 말하는가?"라는 논쟁이 빈번할 정도로 파장이 크다고 전했다.
커네티컷 칼리지에 재학 중이며 성추행 예방 오피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Greg Liautaud는 "그런 높은 신분과 지위에 있는 분이 그렇게 해도 괜찮다는 게 커다란 충격"이라며 "우리 학교에서는 그런 성추행과 성폭행 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부터 젊은이에게 본을 보여주기는커녕 비난의 대상이 되니 앞으로 더욱 힘들어 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커네티컷 주립대학 양철근 교수도 "이번에 언론을 통해 트럼프의 음담패설을 전해 듣자 너무나 비위가 상했다"며 "어떻게 그런 사람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는지 그 자체가 미국의 위상에 훼손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성폭행이 만연된 대학가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혐오나 성폭행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강력한 사회적 조치가 필요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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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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