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 히스의 이두박근 둘레는 22인치, 허벅지는 32인치로 그의 허리(29인치)보다도 두껍다. <사진 Igor Kopcek>
필 히스(Phil Heath)는 세계 최고의 바디빌더 경연대회인 ‘미스터 올림피아’(Mr. Olympia)의 6회 연속 우승자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9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6년 대회에서 바디빌더들 사이에 샌도(Sandow)라고 불리는 6번째 트로피를 차지했다.
미스터 올림피아 출신의 가장 유명한 바디빌더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로, 1970년부터 75년까지 연속 6회 우승하고 1980년에 7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1965년 시작된 이 대회 역사상 슈워제네거보다 앞선 기록을 가진 사람은 2명 있는데 리 헤이니와 로니 콜맨이 각각 연속 8회 우승했다. 현재 36세인 필 히스는 10개 트로피가 목표다.
시애틀에서 성장한 히스는 레이니어 비치 하이스쿨 시절 농구선수였다. 1998년 그의 고교팀이 주 대항 챔피언십을 차지했을 때 그와 함께 코트에서 활약한 동료 중에는 지금도 NBA에서 뛰고 있는 자말 크로포드가 있다.
키가 5피트9인치에 체중 175에 불과했던 히스는 디비전 1 농구장학생으로 덴버 유니버시티에 입학했지만, 대학을 졸업하면서 다른 운동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다가 바디빌더가 되기로 했다. 그는 근육을 키워 200파운드로 늘였고, 지역 대회에 나가 상을 타기 시작했다.
그는 선천적으로 바디빌딩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타고났다. 관절과 근육의 비율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어 ‘더 기프트’(The Gift)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다. 2005년 프로페셔널 바디빌더가 되었고, 2008년 처음 ‘미스터 올림피아’에 출전했으며, 2011년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는 이후 지금까지 매년 ‘미스터 올림피아’가 되었다.
지금 히스는 걸어다니는 근육 도표라 해도 좋다. 생체학 도감에서 걸어나온 듯한 완벽한 근육 대칭 비율에 다른 남자들은 꿈도 꾸지 못할 만큼 근육이 터질 듯이 불거져 나와 있다. 팔뚝 이두박근 둘레가 22인치, 허벅지는 32인치로, 자기 허리(29인치)보다도 두껍다.
가끔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와 만져보기도 한다. 사람의 몸인지 기계인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단단한 철인인 그도 속으로는 끊임없는 불안과 긴장에 시달린다. 거울 속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종종 만점을 받는 그의 몸 근육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미스터 올림피아의 공동소유사인 아메리칸 미디어의 로빈 장 부회장은 바디빌딩 심사는 “신체의 한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어떤 선수는 다리 근육이 엄청나고, 또 누군가는 이두박근이 멋지지만 필 히스는 모든 포즈에서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완벽하다“고 치하했다.
히스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80만명, 트위터 팔로어가 30만명에 이른다. 팬 층이 전세계에 분산돼있고 근육 분야 매거진 커버로 계속 등장해왔다. 그는 일년에 단 한차례,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에만 출전하며 우승 상금으로 올해 40만달러를 받았다.
연중 그 외의 시간은 몸을 유지하면서 전세계로 날아다니며 각종 출연에 응하고 회의에 참석하며 지낸다. 말하기를 즐겨하고 위트가 있는 그는 동기부여 강연을 많이 하면서 바디빌더는 머리가 비었다는 통념을 깨뜨리고 있다. 그는 5개 스폰서를 갖고 있으며 1년에 100만달러 이상 벌어들인다고 에이전트는 전했다.
그는 몸에 맞는 옷을 사 입기가 무척 힘들다. 허벅지가 맞으려면 3XL 룰루레몬 팬츠를 사서 허리 줄을 최대한 잡아매야 한다. 티셔츠는 커스텀 메이드로 4XL 사이즈를 입는다.
매년 우승하는 그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딱 두가지인데, 다음번에도 우승을 지키는 일과 세계 각국으로 여행하는 일이다. 특히 여행은 스케줄이 엉망이 되고, 음식이 안 맞으며, 체육관의 상태가 들쭉날쭉 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게다가 비행기 좌석은 그의 체형에 전혀 맞지 않고, 호텔 침대들도 그의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곤 한다.
하루에 6~7회의 끼니를 먹는 그의 음식은 걸프렌드인 크레모나(Shurie Cremona)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모든 장보기와 요리를 도맡고 있는 크레모나는 식품 구매는 주로 홀푸즈에서 일주일에 1,000달러 정도 쓰고, 하루 중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보통 6시간이나 된다고 전한다. 그 외에도 그녀는 여행 파트너이자 비즈니스 자문 역할도 하고 있다.
히스는 좋은 단백질원인 필레미뇽, 치킨, 터키, 연어, 틸라피아(옥돔)를 하루 5~6파운드 먹는다. 탄수화물은 오트밀이나 흰쌀 혹은 현미밥, 감자와 고구마 등을 75그램 섭취하고, 매일 아침 달걀흰자 스크램블 에그 16온스를 먹는다. 물은 하루 2갤런을 마신다. 오프시즌에 그의 체중은 275파운드 이상으로 올라간다.
주로 혼자 운동하는 그는 아주 작은 근육과 힘줄의 변화도 놓치지 않는다. 한달에 한번 캘리포니아에 있는 트레이너가 와서 함께 하고 있으며, 그 중간에는 사진을 보내서 워크아웃과 식단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바디빌더들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어떨까? 사실 이 이슈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는 것이 터부시되고 있다. 미스터 올림피아는 국제 바디빌딩 프로 리그 연맹에 속해있어 도핑 방지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출전자들은 약물 테스트를 받도록 돼있다. 그러나 테스트는 무작위로 실시되고 대회 중에는 시행되지 않는다. 게다가 미스터 올림피아의 팬들은 이 문제에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 결국은 겉모습에 관한 것이지 다른 스포츠처럼 힘이나 퍼포먼스에 관한 경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과 근육에 관한 한 완벽주의자인 히스는 끊임없이 거울 앞에서 몸 구석구석을 살피고, 크레모나는 때때로 히스가 볼 수 없는 각도인 뒤와 아래쪽에서 사진을 찍어 보여준다. 집에 체육관이 없기 때문에 30분 거리의 암브러스트 도장으로 늘 출근하는 그는 때로 새벽 3시에도 혼자 운동하는 바람에 경찰의 조사 대상이 된 적도 있다.
그는 매일 다른 근육을 단련한다. 월요일은 등, 화요일은 가슴, 목요일은 다리 등의 순으로 가꾸는 것이다. 다음 대회까지는 10개월이 남아있다. 지금부터 내년 5월까지는 ‘오프시즌’이지만 그의 다이어트와 워크아웃은 쉬지 않고 계속된다.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 전 4개월 동안은 모든 여행도 중지하고 진지한 출전 모드에 돌입한다.
대회 전 며칠간은 음식이 달라진다. 물은 거의 안 마시고 붉은 육류를 확 줄이며 생선을 더 먹는다. 탄수화물도 식단에서 사라지고 대신 아스파라거스 같은 야채를 섭취한다. “같은 종류의 음식을 하루 8회, 음료수도 없이 먹는 것을 상상해보라”고 히스는 말한다.
막판에 물을 안 먹는 이유는 스킨이 쪼그라들게 만들어 근육의 모든 섬유질과 정맥의 무늬를 낱낱이 드러나게 하려는 것이다.
대회는 일년에 한번이지만 소셜미디어에 계속 올리는 사진들, 여기저기 출연하면서 서야하는 무대 등의 스트레스는 그에게 매일 매순간 자신의 이미지를 최상으로 유지하려는 도전이 되고 있다.

필 히스가 운동 전에 식사를 하고 있다. 그는 하루 7끼를 먹는다. <사진 Nick Cote)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필 히스의 몸체. 작은 근육과 힘줄의 변화도 용납되지 않는다. <사진 Igor Kopc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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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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