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조기 퇴진 표명”…“탄핵 피하려는 시도” 해석 제각각

일본 공영방송 NHK가 2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를 생중계하고 있다.
외국 주요 언론은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일제히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각 매체는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내놓을 것이라는 사실부터 긴급기사로 예고해 한국의 정국상황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이어 실제 담화 발표 이후에는 "박대통령이 국회에 자신의 운명을 맡겼다"거나 "임기 전 퇴임할 준비가 돼 있다"등 제각각 다른 부분에 방점을 찍은 기사들을 내놓았다. 일부 매체는 주요 발언만 그대로 전해 해석을 유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AP통신은 박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이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 이래로 사임하는 한국의 첫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도 "박 대통령이 물러날 의사가 있다(willing to resign)고 밝혔다"며 "임기 단축을 포함해 자신의 앞날에 관한 모든 것을 국회에 맡기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임기가 끝나기 전 퇴진할 준비가 됐다고 표명했다"고 전했으며 아사히신문도 박 대통령이 사실상 조기 퇴진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긴급 편성된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박 대통령의 담화를 동시통역으로 중계하며 주요 발언을 자막으로 알렸다.
각 매체는 후속 보도에서는 야권이 내달 2일을 박 대통령 탄핵안 의결 시기로 잡고 있음을 전하면서 담화의 속뜻이 퇴진 자체가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을 보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박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사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면서도 이를 "임박한 탄핵 표결을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박 대통령이 국회가 그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분석가들을 인용해 박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려 '지연작전'을 펼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고 전했다.
AP, AFP, 로이터통신은 모두 이번 담화가 탄핵을 면하려는 '꼼수'라는 야권의 반응을 함께 실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르면 내달 2일 야당들이 대통령 탄핵 표결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때에 대통령이 퇴진해야 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BBC는 "이번 발표는 꼭 사임하겠다는 게 아니라 나중에 물러나겠다는 제안"이라면서도 "박 대통령의 남은 날들이 이제 심각하게 제한됐음을 암시한다"고 상반된 해석을 동시에 전했다.
그동안 최순실씨 국정개입 파문을 비중 있게 전해온 일본 언론은 향후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했다.
NHK는 박 대통령의 담화대로 실행되면 1987년 한국 민주화 이후 임기를 채우지 않고 대통령이 처음으로 퇴진하게 된다고 전한 뒤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여부와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의 향방 등을 거론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담화에 일본 정부가 충격을 받고 있다며 양국이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에 서명한 가운데 박 대통령의 사의 표명은 일본 정부로선 뼈아픈 오산이 됐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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