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훈한 크리스마스 스토리-‘착한 여경관’ 화제
▶ 생활고로 교통벌금 못내는 한인남성 딱한 법정진술 듣고 300달러 대납, 따뜻한 위로

‘이 땅 위에 평화를’-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온 세상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하는 때다. 한인타운 릴리 프리스쿨&킨더가든의 벤자민 김(왼쪽부터), 아덴 이, 이주호 어린이가 고사리 손을 모아 성탄 기도를 드리는 모습에서 따뜻한 연말과 힘찬 새해를 염원하는 소망이 느껴진다. <박상혁 기자>
이웃 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성탄절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심한 생활고와 질환으로 교통위반 관련 벌금을 낼 형편이 안 되는 한인 운전자를 위해 그에게 교통 티켓을 발부했던 경찰관이 수백 달러의 벌금을 대신 내 준 사연이 알려져 한인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LA 카운티 법원에서 한국어 법정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송경삼씨가 지난 22일 엘몬테 법정에서 목격한 사연은 이렇다.
송씨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40대 한인 박모씨는 자신의 차량 후미등이 고장나 꺼진 것을 모른 채 프리웨이를 운전하고 가다가 순찰을 하던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소속 여성 경관의 정지명령을 받았다.
이 경관은 운전자 박씨에게 고장 난 후미등을 수리한 뒤 법원에 출두해 확인을 받으라며 시정명령 티켓을 발부했다. 꺼진 후미등을 고친 뒤 법원에 수리했다는 증명한 제출하면 되는 가벼운 티켓이었다.
그러나 박씨는 극심한 생활고로 자동차 페이먼트도 제대로 내지 못한 상황이었고, 프리웨이에서 티켓을 받은 지 며칠 후 페이먼트가 밀렸다는 이유로 자동차를 융자 은행으로부터 압류당하고 말았다.
돈이 없어 압류된 자동차를 되돌려 받지 못한 박씨는 결국 고장난 후미등 수리를 하지 못했고, 법원이 지정한 기일 내에 차량 검사 증명을 제출하지도 못해 법정 출두 명령까지 받게 됐다고 한다.
이후 지난 10월 박씨에 대한 법정 심리가 열린 날, 박씨는 병까지 나서 법정에 나오지 못했고, 가벼운 시정명령 티켓으로 시작된 박씨의 법정 고난은 결국 불출석 페널티까지 더해져 77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하게 됐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박씨는 처음 경찰에 적발된 지 3개월여가 흐른 지난 22일에야 법정에 나와 자동차 압류 사실 및 몸이 아팠다는 증명을 판사에게 제출하며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고, 이를 들은 담당 판사는 박씨에 대한 벌금을 288달러로 감면해줬다.
하지만 박씨는 288달러의 벌금 조차 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이에 그동안 박씨 티켓에 대한 법원 심리가 있을 때마다 법정에 나와 이를 지켜봤던 티켓 발부 CHP 경관이 깜짝 제안을 했다. 박씨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있는지 몰랐다며 벌금 288달러를 자신이 대신 내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 여성 경관은 박씨에게 “나는 내가 해야 할 직무를 한 것이지만 이런 딱한 사정이 있는지는 몰랐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법정통역사 송씨는 전했다.
송씨는 “40년 가까이 법원에서 통역사로 일을 하고 있지만 티켓을 발부한 경관이 운전자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벌금을 대신 내준 경우는 처음 봤다”며 “보통 경찰관을 냉정하거나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경관이 있다는 점이 고맙고, 아직은 우리 주변에 훈훈함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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