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 6-0 리드 못 지키고 연장 10회 11-8
▶ 오승환 2이닝 3K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투수
조 최하위 피해 차기 대회 예선 강등은 모면

대만과의 최종전에 등판한 오승환은 위기에서 2이닝을 3삼진 무안타로 틀어막고 이번 대회 한국에 유일한 승리를 안겼다. [AP]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한 한국야구가 최종전에서 대만에 초반 6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까지 끌려간 끝에 진땀승을 거두고 겨우 전패를 모면하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A조 3차전에서 대만과 연장 승부 끝에 10회초 양의지의 결승 희생플라이와 김태균의 쐐기 투런포 덕에 11-8로 승리했다. 8-8로 맞선 9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등판한 오승환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스라엘(1-2패), 네덜란드(0-5패)에 연패해 일찌감치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이날 대만을 잡고 1승2패, 조 3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조 최하위를 피해 2021년 열릴 다음 대회에서도 본선에 직행할 수 있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반면 3전 전패를 당한 대만은 2021년 대회 때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
김인식 감독은 1, 2차전에서 중심타자로 제구실을 못한 데다 전날 감기몸살로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던 김태균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네덜란드와 2차전에서 대타로 한 번 출전했던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앞선 두 경기에서 1득점에 그쳤던 타선이 이날은 4이닝 만에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뒤늦게 폭발했다.
1회 박석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한국은 2회 양의지, 최형우의 연속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며 대만 선발 천관위를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고 김하성이 바뀐 투수 궈쥔린에게서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되자 서건창이 우익수 쪽 2루타로 주자 둘을 불러들였다. 이후 민병헌의 희생플라이, 이용규(한화)의 우전안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난 대표팀은 박석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궈쥔린마저 강판시켰고 이대호가 판웨이룬의 공에 헬멧을 맞아 쓰러지는 아찔한 위기를 넘기고 2사 만루로 찬스를 이어간 뒤에는 손아섭의 내야안타로 다시 점수를 보태 6-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경기 시작부터 4타자 연속삼진으로 맹렬하게 출발한 양현종이 2회말 1사 후 린이쥐안의 2루타를 포함해 4안타와 몸 맞는 볼 등으로 3실점하면서 낙승 무드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한국은 4회초 1사 1, 2루에서 이대호의 우중간 2루타와 손아섭의 희생플라이로 리드를 다시 8-3으로 벌렸으나 마운드가 대만의 추격을 잠재우지 못했다.
3이닝동안 3실점을 기록한 양현종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이 1사 1루에서 린저쉬안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8-5로 쫓겼다. 기세가 오른 대만은 6회 3번째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볼넷과 3안타로 2점을 뽑아 8-7까지 따라붙은 뒤 7회말 장시환을 상대로 2사 후 2안타와 수비실책을 묶어 끝내 8-8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9회초 2사 만루 찬스를 날린 한국은 9회말 이현승이 선두타자 장즈셴에게 2루타를 맞아 치욕적인 역전패 위기에까지 몰렸다. 하지만 여기서 마운드에 오른 ‘파이널 보스’ 오승환이 한국의 수호신이 됐다. 오승환은 4번타자 린즈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날 2루타 두 개를 친 린이쥐안을 고의4구로 거른 뒤 가오궈후이를 삼진, 천융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요리하고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고비를 넘긴 한국은 연장 10회초 1사 후 오재원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주자 1, 3루 찬스를 잡은 뒤 이어 양의지가 센터 희생플라이로 오재원을 홈에 불러들여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박건우 타석에서 대타로 들어선 김태균은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쐐기 투런포를 터트려 그간의 마음고생까지 날려버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기록한 유일한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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