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저니 골프코스에서 열린 제12회 코리안 프로암 대회에 참석한 한인 LPGA 선수들과 아마추어 및 후원자들이 대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희망은퇴는 없습니다. 어쩌면 절망은퇴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샌디에고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사이에 최근 자조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샌디에고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대부분은 노동집약적인 세탁소나 식당, 조경, 페인트 등에 종사하거나 1년 휴일이 거의 없는 고강도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리커 스토어나 소규모 도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민 초기에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힘들게 일하며 한푼 두푼 모아 집을 장만하고 어느 정도 여윳돈도 챙기며 나름 행복한 노후를 꿈꾸며 살아왔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 초반 불어 닥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급격히 하락한 경기 여파로 한인 비즈니스도 영향을 받으며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티화나 국경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다 매출하락으로 결국 지난 2015년 문을 닫은 한인 K씨는 “이 정도로 경기가 하락할 줄 몰랐다”며 “가게 운영을 하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 불어나는 적자로 결국 문을 닫았다”면서 “희망퇴직이라는 말은 언어수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K씨는 사업을 그만둔 후 얼마 안 있어 취직을 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미래로 인해 걱정이 태산 같다.
직장인들에도 희망퇴직이라는 말은 빛 좋은 개살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위 잘 나가는 회사에 다녔던 직장인 M씨는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두고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었다.
M씨는 “당일 전까지만 해도 사전에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아침에 출근했는데 인사팀에서 오늘 개인물품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나라는 말을 듣고 무너진 자존감과 함께 참담하게 회사를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M씨는 “그동안 적립한 은퇴연금이 있지만 이 돈만으로는 남은 삶을 지탱해나가기가 어렵다”며 “백방으로 직장을 알아보고 있지만 재취업이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한인들에게 절망은퇴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20년 넘게 자영업을 해 온 한인 L씨는 “이제 나이가 들어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노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가마솥에 있는 개구리처럼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느낌을 들어 앞날이 불안하기만 하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지역 재정전문설계사들은 “지금이 힘들더라도 은퇴 준비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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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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