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학생이었던 장 위안(여성, 25)은 졸업 뒤 귀국하지 않고 호주에 머물며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위안의 사업은 중국어로는 ‘따이꺼우’, 한국어로는 대리구매의 줄임말인 ‘대구’이다. 유학생 시절 중국 본토 친척들이 유아용 이유식, 어그 부츠 등을 사서 보내달라고 했던 것이 대리구매업을 하게 된 계기다.
유학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벌겠다고 호주산 물건을 사서 보낼 때마다 수수료를 조금씩 붙였다. 그런데 갑자기 입소문을 타면서 일반인들한테서도 대리구매를 부탁하는 연락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뒤 변변한 직장을 구입하지 못한 위안은 본격적으로 대리구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젠 직원 6명을 갖춘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인들의 호주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최근 수년새 폭등하면서 위안의 연매출액은 30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중국인들이 호주산 제품을 찾기 시작한데는 계기가 있었다. 2008년 중국산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6명의 유아가 사망하고 무려 30만명에 달하는 아동이 피해를 입게됐다. 그뒤 중국인들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하루 아침에 고조됐다. 중국인들이 곧바로 눈을 돌린 시장이 바로 호주로 이후 호주산 분유 제품이 중국 소비자들에 의해 불티나게 팔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호주산 분유 제품을 구입하고 싶어도 구입 경로를 몰랐던 중국 소비자들이 호주내 중국 유학생들에게 대리 구매를 부탁했던 것이 현재 대리 구매업의 모태다. 최근에는 분유는 물론 각종 건강 식품, 패션 잡화, 보석류 등으로 대리 구매 수요 품목이 확산됐다.
호주 중국 유학생 사회에 따르면 유학생 10명중 8명은 크고 작은 대리 구매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데 용돈 수준을 버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높은 소득을 올리는 기업형 대리 구매업을 운영중인 학생도 많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유학생 위주의 대리 구매 형태로 지난해 중국인들이 구입한 호주산 제품은 무려 6억달러를 넘어섰다. 호주-중국간 대리 구매 무역이 급증하면서 두 나라만 전문으로 연결하는 택배 사업도 덩달아 성장했다. 호주 대도시에는 중국 배송만 전문으로하는 택배 업체가 마치 점조직처럼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호주발 중국행 직행열차’라고 광고하는 한 택배 업체는 지난 한해만 호주산 제품 약 400톤을 중국 본토로 쉴 새없이 실어 날랐을 정도 택배 수요도 폭등했다.
대리 구매 형태의 교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적지않다. 관세 납부를 회피하려는 유학생들과 양국 관세 당국간 한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양국 관세 당국은 대리 구매업 학생들의 관세 납부 여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무역 규정 위반 혐의에대한 조사도 시행중이다. 반면 유학생들은 관세 납부를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물품을 일단 홍콩을 보내 관세 납부를 피한 뒤 홍콩의 ‘보따리 장수’들을 통해 중국 본토의 구매자에게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호주내 중국 유학생들에의한 대리 구매업은 당분간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유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중국 본토 소비자들의 안전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호주 유명 약국 체인 ‘케미스트 웨어하우스’에는 지금도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진열대의 제품을 고르는 중국 유학생들로 가득하다.
최근 갑자기 ‘핫’해진 아이템은 신선한 호주산 과일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중국 유학생들에 의한 호주 제품 대리 구매업도 호황을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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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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