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합·여성인권 ‘거목’ 프랑스 정치가 시몬 베이유 타계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살아 돌아온 뒤 유럽의회 의장까지 오른 프랑스의 여성 정치가 시몬 베이유(사진)가 지난달 30일 타계했다. 향년 89세.
베이유는 프랑스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인물 상위 리스트에 꼽힐 만큼 존경받는 여성 정치가다. 무엇보다 프랑스에선 40여년 전 프랑스에서 낙태 합법화를 주도해 여권을 신장시키고, 나치의 대학살(홀로코스트)을 피해 생존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통합에 헌신한 정치가로 기억된다.
1927년 니스에서 태어난 베이유는 10대 청소년 때이던 1944년 가족들과 함께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강제로 끌려갔다. 부모와 오빠가 모두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고, 베이유와 다른 두 자매는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다. 수용소로 끌려간 뒤 자유를 찾아 나서는 가시밭길 여정을 담은 자서전 ‘삶’은 2007년 출간돼 프랑스와 전 세계에서 꾸준히 읽히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베이유는 1979년부터 3년간 초대 유럽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유럽의 평화를 위해 강력한 유럽연합(EU)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통합 노력에 힘썼다. 또 수감자들의 인권과 여권 신장을 위해 뛴 페미니스트이자 인권 법률가로 이름을 떨쳤다.
파리정치대학원과 국립사법학교를 졸업한 뒤 법관으로 활동하면서는 프랑스 교정시설의 열악했던 인권 상황 개선에 진력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한 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에게 발탁돼 중도파 내각에서 보건장관에 올랐다. 장관 재직시절인 1974년 베이유는 낙태 합법화를 주도했다.
일간 르몽드는 ‘시몬 베이유, 남성의 세계에서 여성의 자유를 말하다’라는 제목의 부고 기사에서 고인을 “아우슈비츠의 생존자, 여권 진보의 상징, 유럽 통합의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2013년 별세한 앙투완 베이유와 사이에 둔 세 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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