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 인터뷰> 제18기 LA평통 회장
▶ 이민 45년 올드타이머 현직 의사, 한인회장 비롯 커뮤니티 활동 앞장
주류 정치계 한인들 대변 역할도
서영석 회장이 커뮤니티 봉사와 한인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서글서글한 인상의 서영석 전 LA 한인회장은 올해 74세의 나이이지만 늘 열정이 넘친다. LA 한인사회 올드타이머로 여전히 현역 마취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 회장은 60대에 주류사회 정치 도전에 나서 한인들이 많은 라크레센타 지역 타운 시의원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사회 활동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커뮤니티 리더로 꼽힌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제24대 LA 한인회장을 역임한 그는 한우회장과 미주총연 이사장 등 단체장 뿐만 아니라 재외동포특례법 미주추진위원장을 맡는 등 한인사회의 권익 신장을 위한 일에 앞장서 뛰어왔다. 내달 출범하는 제18기 LA 평통회장으로 임명돼 8년 만에 한인사회 주요 단체장직에 복귀하는 서 회장은 “다시 얻은 봉사의 기회를 잘 살려 임기 동안 미 주류사회에 한국의 평화 통일정책을 널리 홍보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서영석 회장과의 일문일답.
-평통 활동을 오래해 왔는데 회장이 되셨다. 소감은.
▲1993년 이청광 회장 당시 부회장으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평통과 연을 맺었다. LA 올림픽 라이온스, 한인회장, 미주총연 등 20년 동안 한인 단체에서 봉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장 인선마다 후보군으로 여러 차례 이름이 거론 됐는데, 주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회장에 임명된 것 같다.
-낙하산 인사라는 소문이 있는데.
▲(웃음) 그런가. 평통 회장이라는 자리가 개인의 능력보다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자리라 그런 소문이 난 것 같다. 예전에는 청와대를 비롯해 아는 정치인들이 많았지만 80을 바라보는 나이라 현직에 계신 분들과는 친분이 없다. 오랜 기간 커뮤니티 봉사를 많이 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인간 서영석에 대해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신 것 같다. 다시 얻은 봉사의 기회에 대해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평소 한인 정치력 신장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크레센타밸리 타운 의원에 당선돼 활동한 것도 그 하나다. 어떤 의의가 있었나
▲의사로 주류사회에서 많은 교류도 나누고 한인타운 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소수 민족의 경우 정치력이 있어야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영향력이 없을 경우 미국에서는 아무도 한인들의 불편한 점이나 개선사항과 관련해 경청하지 않는다. 크레센타밸리 타운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글렌데일과 라크레센타에 거주하는 한인 비율이 30%에 달할 정도로 많은데 이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가교역할인 의원이 없었다. 결국, 한인들의 목소리를 주류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치인 양성이 시급하다.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도미한 이유는.
▲70년대만 해도 한국과 미국의 의학기술 차이가 엄청났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당시 의대의 모든 참고서적이 다 영어 교재였다. 결국 선진 의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을 선택했고, 당시 베트남전으로 인해 미국내 의사가 부족해 이민이 쉬었던 것도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였던 것 같다.
-이민 45년이 됐는데 가장 큰 성취와 보람이 있다면
▲이민 생활 가운데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는 기억이 없다. 그 중에서도 미국에 와서 2년만에 의사고시에 합격한 기쁨이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 있다. 또 74세의 나이에 LA 평통 회장에 임명된 것도 부담이지만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에 큰 책임감이 느껴진다.
-한인사회가 차세대를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1세대 이민자로서 부모들이 자녀들이 정치인이 되는 것보다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실제로 주변에 정치에 도전하는 차세대 한인들도 대부분 변호사들이다. 결국 내 자식이 아닌 누군가의 자식이 희생해 정치에 입문하면 된다는 이런 식의 생각이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후퇴시키는 것이다. 한인 부모들의 인식이 변해야 차세대 정치인 육성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LA 평통 회장으로 취임하는데.
▲남북관계, 그리고 미국과 북한과 관계가 좋을 경우 평통의 역할이 크지만 현 한반도 정세를 보면 평통의 역할이 많이 축소되어 있다. 이전 회장님들의 경우 북한 방문도 가능했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일들은 많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담도 있지만 주어진 상황안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
-18기 평통 운영 방안은
▲LA 자문위원들의 경우 여러 지역에 걸쳐 거주할 텐데 각 지역의 연방 및 주 정치인들과 교류를 통해 한국 정부의 통일 정책을 홍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한인회나 상공회의소 등 다른 단체에 비해 평통의 활동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물론 회장 재임 기간 통일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뭐 두고봐야 할 일이 아닌가. LA 평통 회장으로서 미국내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서영석 회장 주요 약력>
▲1942년 전북 김제 출생. 74세
▲이리 남성고, 전남대 의대 졸업
▲공군대위 제대(군의관)
▲1972년 도미
▲뉴욕 브루클린 유대병원 마취과 수련의
▲세인트 빈센트 병원 안과 수술센터 마취과장
▲LA 한인회 이사장 역임
▲제24대 LA 한인회장(1998-2000)
▲재외동포특례법 미주추진위원장 역임
▲LA 경찰국 아태자문위원 역임
▲미주문화유산재단 이사장 역임
▲크레센타밸리 타운의회 의원 역임
▲제18기 LA 평통회장 임명
<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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