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전서 7이닝 3안타 0볼넷 11K 환상 역투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1차전에서 월드시리즈 역사상 삼진 11개 이상을 뽑아내며 볼넷없이 안타 3개 이하를 내준 최초의 투수가 된다. [AP]
더 이상 포스트시즌 징크스는 없다.
LA 다저스의 ‘초특급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9)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눈부신 피칭으로 다저스에 첫 승을 안겨주며 그에게 따라다녔던 ‘포스트시즌에 약한 투수’라는 딱지를 완전히 떼어냈다.
커쇼는 지난 24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올 시즌 타격, 출루율, 장타율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애스트로스의 강타선을 7이닝동안 단 3안타(1홈런) 1실점으로 틀어막고 다저스의 승리를 견인했다. 커쇼는 또 올해 삼진을 가장 적게 당한 팀인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삼진도 11개나 뽑아냈다. 특히 11개의 삼진 가운데 절반이 넘는 6개는 스윙도 하지 못한 루킹 삼진이었다. 애스트로스 타자들은 커쇼의 투구 패턴과 구위에 제대로 스윙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올해로 113회째를 맞는 월드시리즈에서 지금까지 치러진 650회 이상의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삼진을 11개 이상 뽑아낸 투수는 커쇼가 단 22번째다. 더구나 그는 단 7이닝만 던지고 이 대열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이들 중 단 두 번째로 단 하나의 볼넷도 내주지 않아 월드시리즈 역사상 볼넷없이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도 수립했다.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안타 3개 이하를 내주고 볼넷 하나도 없이 삼진 11개 이상을 잡은 투수는 커쇼가 사상 처음이었다. 월드시리즈 역사에 남은 최고의 호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날 커쇼의 퍼포먼스는 그가 어떤 투수인가를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이영상을 3번이나 수상했고 MVP까지 차지한 커쇼는 현 세대 최고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초특급 에이스다. 커리어 통산 성적이 144승64패, 평균자책점 2.36에 다승과 탈삼진 타이틀을 3번씩,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5번이나 차지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커쇼는 레귤러시즌에서의 레벨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까지 커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6승7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전혀 커쇼답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013, 2014 포스트시즌에 상당한 대미지를 입었고 지난해 시카고 컵스와의 NLCS 6차전에서 5이닝동안 7안타로 5실점하면서 패전투수가 된 것도 그의 포스트시즌에 대한 평판을 떨어뜨리는데 일조를 했다.
하지만 이날 커쇼는 과거는 과거이고 숫자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의 손을 떠난 볼은 모두 날카롭게 스트라이크존 코너를 파고들었고 올해 가장 삼진을 적게 당한 팀인 애스트로스 타자들은 많은 경우 스윙도 하지 못한 채 공을 지켜보기 일쑤였다. 4회 선두타자인 알렉스 브레그먼에 던진 시속 94마일짜리 패스트볼이 한복판에 쏠리는 실투가 되면서 홈런을 맞았지만 커쇼는 바로 돌아서 호세 알투베, 카를로스 코레아, 율리 거리엘 등 애스트로스의 클린업 트리오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중 알투베와 코레아는 루킹 삼진이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서 커쇼는 에이스로써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올해 다저스는 철벽 불펜을 보유하고 있어 커쇼도 이젠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질 필요도, 이유도 없게 됐다. 이날 커쇼는 7회까지 단 83개의 투구수를 기록, 충분히 완투가 가능한 페이스였지만 일단 7회를 마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여지없이 그를 내리고 불펜을 가동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완벽한 셧다운 불펜이 뒤를 받치는 한 이제 더 이상은 커쇼를 포스트시즌에 약한 투수로 언급할 일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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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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