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산 10차례 경기서 8골 폭발시켜 천적 자리매김
▶ “멋진 경기장 좋아하지만 그 이유는 나도 몰라요”

손흥민이 역전골을 뽑아낸 뒤 해리 케인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
“저도 모르겠어요. 유독 운이 좋네요.”
지난 9월13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독일)를 상대로 전반 4분 만에 벼락같은 선제골을 터뜨린 손흥민(25·토트넘)은 경기 후 유독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한 바 있다. 그리고 약 2개월이 지난 뒤 벌어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이번엔 멋진 역전 결승골을 폭발시켜 팀을 조 1위로 16강에 올리며 ‘도르트문트 킬러’의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과연 손흥민 본인도 모르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 걸까.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카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 이후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이상 독일), 그리고 토트넘(잉글랜드)까지 3개 팀에서 도르트문트와 총 10차례 경기를 치렀고 이 10경기에서 총 8골을 뽑아냈다. 이 정도라면 도르트문트 입장에선 손흥민을 만날 때마다 몸서리가 처지지 않을 수 없다.
손흥민과 도르트문트의 역사는 그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2년 9월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경기에서 당시 만 20세였던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넣으며 함부르크의 3-2 승리를 견인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같은 시즌인 2013년 2월에도 손흥민은 다시 멀티골 활약으로 도르트문트전 승리에 앞장섰다.
질긴 인연은 손흥민이 2013년 6월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에도 이어져 그해 12월 2013-14시즌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 인연은 손흥민이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사라질 듯 했으나 양 팀이 유로파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잇달아 만나면서 사라지는 대신 오히려 더욱 질겨졌다. 지난해 3월에는 유로파리그 16강전에서 비록 토트넘은 패했지만, 손흥민은 골을 넣어 ‘천적’ 이미지를 이어갔고 올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두 번의 맞대결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태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도르트문트에 16강 탈락의 고배를 안겼다. 도르트문트는 이날 홈에서 손흥민에 역전 결승골을 맞으면서 공식적으로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독일 언론으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유독 도르트문트만 만나면 펄펄 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빠질 리 없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 경기장(도르트문트 홈구장)은 정말 멋지다. 이곳에서 경기하는 게 즐겁다”면서 “매 경기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지만, 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자주 골을 넣는지는 모르겠다”며 미소로 답했다. BBC는 경기 후 손흥민을 ‘맨 오브 더 매치’로 뽑았고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선수평점에서 손흥민에 양팀 통틀어 최고인 8.3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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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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