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A 2차대전 참전용사 부부 같은 날 세상과 이별

프레블 스테이버 씨와 이사벨 스테이버 씨 부부가 세상을 떠나기 8일전 두 손을 맞잡고 편안하게 낮잠을 자는 모습.
버지니아의 2차 대전 참전용사 노부부가 ‘오래도록 써온 이불을 덮고 함께 손을 꼭 쥔 채 낮잠을 자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루고 일주일 후 같은 날 영면해 화제다.
지역언론 WUSA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1940년대 초반 펜실바니아 와튼스쿨에 재학 중이던 프레블 스테이버(96)과 간호원 이사벨 스테이버(95)는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1942년 태평양 전쟁에 해병으로 참전했던 프레블과 베데스다에서 간호원으로 근무한 두 사람은 헤어져서도 편지로 사랑을 키웠다.
1946년 워싱턴DC서 결혼한 커플은 버지니아 리치몬드에 정착해 단 한번도 따로 생활한 적이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았다.
슬하에 다섯 자녀를 두었고 은퇴 후 조지아에서 살던 이 노부부의 삶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아내 이사벨에게 치매가 찾아온 2007년이다.
남편은 아내를 정성껏 돌보다가 2013년 버지니아 노폭 요양원으로 함께 입주했다. 요양원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지냈던 부부였지만, 3년 전 남편 프레블 씨가 낙상을 당하고 급격히 건강이 쇠퇴하며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해부터는 각기 다른 방 병상에서 지내며 간호사들의 보살핌을 받아왔다.
프레블 씨는 딸에게 지난 가을 아내와 마지막으로 함께 편한 낮잠을 자고 싶다는 소원을 말했다. 딸은 요양원 측에 협조를 부탁했고, 지난 10월17일 소원이 이뤄졌다. 이 날 둘은 아무 말 없이 손을 꼭 붙잡고 편안한 모습으로 긴 낮잠을 즐겼다.
그리고 8일이 지났다. 96번째 생일을 일주일 남겼던 아내가 이날 아침 숨을 거뒀다. 딸은 아버지의 병상으로 가서 어머니의 죽음을 알렸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 역시 편한 모습으로 저녁 무렵 세상을 떠났다. 딸 클린턴 씨는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웃으며 기다리는 엄마를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어 곧바로 따라간 듯하다”고 말했다.
치매에 걸렸던 아내를 마지막까지 보살폈던 프레블 씨의 사랑은 언론보도를 통해 세간에 감동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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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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