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혈병 투병 MD 김소미씨의 새해 희망
▶ 골수이식 안 하면 불치…한인교회들 도움 기대

백혈병으로 투병하며 골수 이식자를 찾고 있는 김소미 씨가 병상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겨우 스물여섯, 처녀치마꽃처럼 발랄하고 활달해야 할 나이지만 김소미 씨는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그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숙명처럼 달라붙은 못된 병마와 싸우는 중이다.
끔찍한 병마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처럼 찾아왔다. 12살, 첫 생리를 시작했다. 그런데 피가 멎질 않았다. 처음엔 단순한 병세인 줄 알았지만 심상찮은 신호였다. 백혈병은 어린 소녀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돌도 씹어 먹을 나이였다. 밥도 잘 먹고 건강했던 체질이었다.
붙임성 좋은데다 밝은 성격에 친구도 많았다. 소미는 자신에게 닥친 먹구름 같은 시련이 곧 지나갈 것이라 믿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메릴랜드 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2015년 연말, 여섯 살에 떠나온 한국으로 갔다. 영어 강사를 하기 위해서다. 물론 의사로부터 외국에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연후였다. 1년 반이 분주하게 흐른 어느 날, 생리기간에 다시 피가 멎질 않았다. 병원에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골수 이식 외에는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었다.
2001년, 골수이식을 해야 하는 희귀병으로 쓰러져 저 세상에 간 아버지가 떠올랐다. 하나밖에 없는 오빠인 에릭도 혈소판이 부족한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이지만 화목하고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었다.
“왜 하나님은 우리 가족에 이런 모진 시련을 주시나” 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혈혈단신의 한국에서는 치료가 어려웠다. 올 3월 미국으로 건너와 국립보건원(NIH)의 문도 두드려 보았다. 현재는 메릴랜드대 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 중이다.
소미 씨가 품은 유일한 삶의 희망은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식을 하지 못하면 평생 불치병을 안고 살아야 한다.
그가 다니는 베데스다의 교회에서는 골수이식 매치 검사 캠페인을 벌여주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지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여기저기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이 꽃같이 젊은 사람이 병석에서 일어나 새로운 인생을 찾을 수 있도록 다른 한인교회나 단체들에서도 골수이식 캠페인을 벌여주길 간구하고 있다.
소미 씨는 어려서부터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었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도 기도 밖에 없다.
“제가 크리스찬이니까 그냥 하나님한테 저의 모든 걸 맡길 수밖에 없어요. 뜻이 있으면 어디선가, 언젠가 도움의 손길을 내려주실 거라, 새해에는 하나님이 다시 저를 꼭 쓰실 것으로 믿어요.”
힘겹게 말을 끝낸 소미 씨는 환하게 웃었다.
연락 eric87@gmail.com
(301)312-4711 에릭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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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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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하루라도 속히 맞는 사람이 나타나서 소미씨의 건강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