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베이징대학의 린젠화(林建華) 총장이 중학생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잘못 읽어 망신을 당했다.
6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린 총장은 지난 4일 열린 개교 12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중학생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인 '홍곡'(鴻鵠·큰 기러기와 고니)을 '홍호'(鴻浩)로 잘못 읽어 구설에 올랐다.
'큰 기러기와 고니'라는 뜻의 홍곡은 진(秦) 제국을 무너뜨린 농민 반란을 주도한 진승(陳勝)의 고사에서 나온다.
젊어서부터 남달리 포부가 컸던 진승이 어느 날 밭에서 일하다가 "나중에 부귀해지더라도 서로 잊지 말자"고 말하자 주위 사람들이 모두 그를 비웃었다. 이에 진승은 '연작'(燕雀·제비와 참새)이 어찌 홍곡의 뜻을 알겠느냐"고 탄식했다.
린 총장은 연설 중 "베이징대 학생은 스스로 분발해 홍곡(중국식 발음 '훙후')의 뜻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이를 홍호(중국식 발음 '훙하오')로 잘못 읽었다.
더구나 그는 '수많은 학생'이라는 뜻의 '신신학자'(莘莘學子·선선쉐즈)를 '근근학자'(斤斤學子·진진쉐즈)로 잘못 읽기까지 했다. '斤斤'은 '시시콜콜 따진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앞뒤가 전혀 안 맞는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린 총장을 '백자교장'(白字校長·글자도 모르는 총장)이라고 부르는 등 비웃음을 쏟아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홍곡의 뜻'이 아닌 '홍호의 뜻'이라고 적힌 티셔츠까지 판매됐다.
논란이 커지자 린 총장은 다음날 학내 전자게시판에 공개 사과문을 올려 “매우 미안하다. 개교 기념식 치사 중 홍곡의 발음을 잘못 읽었다. 솔직히 이 글자의 발음을 제대로 몰랐는데, 비싼 대가를 치르고 이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어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1977년 대학 입학고사에서 어휘와 문법의 배점이 낮아 운 좋게 베이징대에 합격했다"며 "편지를 쓴 것은 나의 잘못을 변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의 모습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린 총장은 베이징대 화학과에 입학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독일과 미국에 유학하고 돌아와 베이징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5년 베이징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린 총장의 해당 축사 영상은 파문이 커지자 중국의 소셜 네트워크 등에서 모두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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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파들만 좋아하다가 꼴좋다..ㅊㅊ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이구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