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태우고 파손·배설물 밴달리즘 동영상 유행
▶ LA시는 속도제한 추진

공유 서비스 용 전동스쿠터들이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전동스쿠터가 길 위에 넘어져 방치돼 있는 모습. [LA타임스]
최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버드 묘지(Birdgraveyard)’라는 계정이 주목받고 있다. 전동스쿠터 공유 프로그램 ’버드‘와 ’라임‘의 전동스쿠터들을 파손하는 사진과 동영상들이 담긴 이 계정은 10일 현재까지 2만4,000여 명이 팔로우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여기에는 100여 개가 넘는 게시물을 통해 전동스쿠터가 화장실 변기에 버려지고, 불태워지고, 강아지 배설물로 뒤덮여 있는 모습들이 담겨 있다.
10일 LA타임스는 이같은 ‘버드 묘지’ 계정에 게시된 사진과 동영상들을 공개하며 도로 곳곳에 무단으로 버려져 있는 전동스쿠터 문제를 비롯한 여러 부작용들 때문에 전동스쿠터 공유 프로그램을 향한 주민들의 불만이 이를 통해 폭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동스쿠터 이용자 확산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웨스트 할리웃, 베벌리힐스 등 시정부들이 규제에 나섰지만, 화가 난 일부 주민들은 스쿠터를 파손하거나 모독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문은 전동스쿠터 공유프로그램을 향한 불만이 기물 훼손인 ‘밴덜리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처벌이 미미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밴덜리즘 행위를 저지를 경우 중범죄로 취급돼 400달러 이상의 벌금형이 처해지는데, 전동스쿠터를 파손했을 경우 벌금형에 처해지거나 체포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최근 스쿠터 밴덜리즘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듀크대학교의 댄 애릴리 심리학 교수는 “만약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대상으로 한 밴덜리즘이 일어났다고 가정해보자. 우버 차량을 파손한 용의자는 어마어마한 벌금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반면 전동스쿠터를 파손했다고 해서 벌금을 물거나 체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현재 ‘버드 묘지’ 계정을 통해 공개되는 것처럼 스쿠터 밴덜리즘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쿠터 밴덜리즘이 퍼져나가고, 관련 게시물들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수록 대중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밴덜리즘 행위 자체가 영웅적인 일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동스쿠터 공유업체인 버드 측 대변인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스쿠터가 밴덜리즘으로 인해 파괴됐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버드에서 일하는 정비사는 “매일 수십여 개에 달하는 스쿠터를 수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동스쿠터 공유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 조례안를 추진하고 있는 LA 시의회는 지난 8일 규제안에 ‘속도제한’ 조항을 추가해 전동스쿠터 이용자들이 시속 12마일 이상 달리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LA 타임스는 전했다.
<
석인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