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일요일은 지구촌 최고의 단일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이 열리는 ‘수퍼선데이’다. 2월 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조지아 주 애틀랜타 머세데즈 벤츠 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이번 수퍼보울은 53회째로, NFL ‘왕조’를 구축한 명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17년 만에 수퍼보울에 진출한 LA 램스가 격돌한다. NFL 최고의 베테런과 떠오르는 젊은 쿼터백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으는 이번 수퍼보울은 챔피언십에 목말라하는 LA 풋볼 팬들의 오랜 갈증을 풀어줄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퍼보울은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가 가장 브랜드 가치가 높은 스포츠 경기로 꼽은 이벤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퍼보울을 보기위해 TV 앞에 모이는 미국인은 1억 명을 훌쩍 넘어선다. 시청률은 40%를 상회한다. 특히 올 수퍼보울은 시장이 크고 팬 베이스가 넓은 뉴잉글랜드와 LA 팀이 맞붙게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렇듯 어떤 이벤트도 넘볼 수 없는 인기와 시청률이 보장된 경기이다 보니 상상을 뛰어넘는 광고료에도 불구하고 광고희망 기업들이 줄을 선다. 이번 수퍼보울의 광고료는 30초당 5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럼에도 중계방송사는 모든 광고 스팟을 일찌감치 팔아 치웠다.
수퍼보울이 이처럼 인기 있는 것은 이 경기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수퍼보을은 미국의 문화를 상징하는 코드로 뿌리를 내렸다. 이날 미국인들은 가까운 친지와 친구들, 혹은 직장동료들과 함께 모여 파티를 벌이며 경기를 즐긴다.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같이 모여 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흥겨운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채롭고 기발한 광고 등 경기가 아니더라도 화제는 얼마든 넘쳐난다.
수퍼보울이나 올림픽 같은 특급 스포츠 이벤트들은 세대 간 소통과 일체감 형성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가치관과 관심사가 다른 가족 내 여러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수퍼보울 같은 이벤트를 같이 보면서 음식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한 가족으로서의 동질성을 갖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가족관계 전문가인 미네소타 대학의 윌리엄 도허티는 “아이들은 부모가 공들여 하는 훈계의 내용보다, 함께 나눈 시간을 훨씬 더 오래 기억한다”며 온 가족이 모여 수퍼보울을 같이 보는 것은 마치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잠들기 전 책을 읽어주는 것과 같은 긍정적 기억을 심어준다고 설명한다.
이런 효과가 비단 가족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 동료들이 같이 모여 수퍼보울을 시청하는 것도 좋다. 사회심리학자 론 프리드맨은 직장 동료들 간의 우정과 신뢰를 쌓는 데는 친숙함과 유사성, 그리고 자기노출(자신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것) 등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라며 스포츠 이벤트를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동료들 간에 상당한 친밀감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1년 중 가장 흥겨움이 넘쳐나는 일요일인 ‘수퍼선데이’ 파티에 아직 초대받지 못했다면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이들을 먼저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 무슨 거창한 체험이 아닌 이런 소소함이 바로 사는 재미일 테니 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