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학원 차미리암씨, 나이트마켓 식당에 항의·제거요청
▶ 보스톤코리아·하버드·MIT학생들에 동참호소…호응 이끌어내

케임브리지 한인교회 앞에서 함께 포즈를 취한 차미리암(왼쪽)씨와 황수잔씨.

한인들의 요구로 제거된 나이트마켓의 욱일기 벽화 사진 <사진제공=차미리암>
식당측,“일부고객에 심려끼쳐 제거”답장…“공식사과는 없어 실망”
보스턴 지역의 한인들이 함께 노력한 끝에 결국 한 레스토랑에 그려져 있던 욱일승천기(일제 전범기) 벽화를 제거하는데 성공하였다.
케임브리지시 하버드 스퀘어에 위치한 “나이트마켓 (Night Market)” 레스토랑의 총지배인인 태미 티옹승은 지난 2일, 그동안 이메일로 이 식당 벽에 장식된 욱일기 문양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였던 고객들에게 일제히 답장을 보내 “일부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렸던 예술품(Artwork)을 제거했다”고 알려왔다.
나이트마켓 레스토랑의 욱일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은 하버드 대학원 박사과정(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에 재학 중인 차미리암씨였다. 지난달 21일 동료 박사과정 학생들과 함께 나이트마켓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한 쪽 벽에 그려져 있던 욱일기를 발견한 차씨는 이후 레스토랑 웹사이트에서 찾은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 우려를 표했고, ‘Yelp’와 ‘Google Review’에 식당에서 찍은 욱일기 사진을 게재하는 한편,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문제제기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기 시작하였다.
한인들의 힘을 모으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은 차씨의 교회 지인인 황수잔(보스턴대학 바이오통계학 박사과정)씨였다. 같은 성경공부 모임에서 신앙인들의 사회참여에 대해 함께 고민해 오던 두 사람이 의기투합, 레스토랑 측에 항의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시작하였다.
황씨는 보스턴 지역의 한인 커뮤니티인 보스톤코리아 웹사이트를 비롯해 다른 미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이메일 항의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였고, 하버드 한인학생회 웹마스터를 맡고 있는 차씨는 주로 하버드와 주변 MIT 학생들에게 참여를 독려해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내었다.
행동에 나선지 2주 남짓 만에 욱일기 제거의 성과를 얻은 것에 대해 차씨는 “나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에 대해선 모두 엄격히 금지하면서 욱일기에 대한 문제점과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은 모르거나 가볍게 여겨진다는 부분이 안타까웠는데, 다행히 이번 일은 한인들이 협력하여 욱일기 벽화를 제거하게 되어 기뻤다“ 면서도 “욱일기 벽화를 지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사과 없이 그저 예술품을 내렸다고 한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 식당의 주인은 중국계 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이번 일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운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청년이다.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하버드 케네디 스쿨을 방문하여 연설할 당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학교 정문에서 아베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정문으로 입장하지 못하고 건물 뒷문을 통해 들어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황씨의 가장 큰 관심사는 비참하게 버려지는 한국 유기견들이 미국으로 입양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 몇몇 단체들과 협력해 한국의 유기견들이 미국에 입양될 수 있도록 주선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본인 스스로도 한국 유기견을 임시로 보호하고 있다가 미국에 입양시키는 ‘임시보호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활동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황씨는 보스턴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씨는 전공인 컴퓨터 공학 연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고, 황씨는 “한손에 성경을 한손에 신문을”이라는 신학자 칼 바르트 의 말을 새기며 적극적인 기독교 사회운동을 통해 후손들에게 바른 역사와 좀 더 밝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한편 이번 취재는 백종우씨가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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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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