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지만 안정적인 투자 기업이 인수하기를 바란다.”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 미주지역 본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말이다.

이 직원의 바람이 이뤄질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그룹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인수 최고가를 제시한 HDC컨소시엄의 선정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다.

8일 한국 금융투자 업계와 언론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자인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서류 심사를 통해 HDC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검토 작업을 거쳐 빠르면 다음 주 초 확정해 공개할 방침이다.

인수 제시 가격과 재무 안정성 등이 HDC컨소시엄으로 기울어진 가장 큰 요인들이라는 분석이다. HDC컨소시엄이 인수 가격으로 제시한 금액은 2조4,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컨소시엄도 당초 거론되던 1조5,000억원보다 상당히 높은 금액을 써냈지만 2조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가격 차이는 5,000억원 이상 벌어진 셈이다.

다만 HDC컨소시엄이 금호산업의 지분(31.05%) 전체를 인수하는 데 3,000~4,000억원을 제시해 금호산업이 반기를 들고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막판 변수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애경컨소시엄이 입찰가를 높이기 위해 투자자 추가 영입과 같은 반전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아시아나항공 미주지역본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어떤 생각일까?

‘잘 모른다’는 말로 즉답을 피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인수 과정이 소수 그룹에 의해 이뤄진다는 현실적 이유와 함께 인수 기업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다수 직원들은 인수 기업의 자금력에 의한 투자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금호그룹의 간판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자금줄 역할에 집중하다 보니 적절한 투자를 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배어 있다.

미주지역본부 한 관계자는 “그간 그룹 자체가 어렵다 보니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했다”며 “인수 작업 과정이 제한적이라 알 수는 없지만 자금력이 있고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이 새 주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