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억달러 역대 최대 M&A “반도체 지형 바꾼다”
▶ 각국 반독점 심사 통과해야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규모도 반도체 업계 역대 최대 규모이지만 반도체 업계의 지형을 바꿀 메가딜이다. 단 주요 국가 규제당국의 승인 여부가 변수다. [로이터]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자회사인 영국 반도체 개발 기업 ARM(암홀딩스)을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에 매각한다고 14일 발표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매각 총액은 엔비디아가 자사 주식으로 지불하는 것을 포함해 최대 400억달러다.
현재 암홀딩스 지분은 소프트뱅크가 75%,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측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에 매입 대금으로 자사 주식 215억달러어치와 현금 120억달러를 지불한다.
이를 통해 소프트뱅크는 자동차 자율 주행에 사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 등에 강점이 있는 엔비디아 주식 지분 6.7∼8.1%를 확보하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향후 암홀딩스 실적에 따라 현금이나 주식 50억달러어치를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매각은 2022년 3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소프트뱅크는 밝혔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16년 암홀딩스를 320억달러에 인수했다.
암홀딩스는 애플, 삼성전자, 퀄컴 등 대기업에 자사 기술을 공급해왔다.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암홀딩스의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게 돼, 인텔과 AMD 등 데이터센터 칩 강자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번 계약을 “반도체 지형을 바꿀 만한 일”로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손정의(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8월 “현금을 수중에 준비하는 것으로 수비를 굳힐 수 있다”며 암홀딩스 매각도 선택지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최대 4조5,000억엔(약 50조원)어치의 보유 자산을 현금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최근 미국 이동통신업체 T모바일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 주식 등을 매각했다.
한편 이번 거래는 미국, 영국, 중국,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주요국가 규제당국의 반독점 및 기업결합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성사된다. 최악의 경우 거래가 무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영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자국 반도체 개발 기업인 ARM을 인수하려는 시도에 대해 정밀 검증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합의가 오늘 아침 발표됐다”며 “케임브리지에 있는 ARM 본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포함해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기업법은 국가 안보나 금융 안정성, 미디어 다양성, 공중 보건 위기 대응과 관련한 영국의 능력에 우려를 가할 수 있는 합병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ARM의 공동 창업자인 헤르만 하우저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매각이 ARM의 사업 모델을 망치는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이를 가로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케임브리지와 영국, 유럽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ARM은 글로벌 존재감을 갖춘 유럽의 마지막 기술 기업인데, 이제 미국에 팔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ARM 매각에 세 가지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영국의 일자리를 지키고, ARM의 개방된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는 한편, 고객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안보 관련 검토의 예외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같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런던 증시에 상장해 영국 기업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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