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 돌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몇 과목 듣다가 아예 전과목을 이수하고 작년에 프리스쿨 교사자격증을 취득했다. 베이비부머 시대에 자란 내가 Z세대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생기는 갭을 좁히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60년대의 386세대, 70년대의 엑스세대, 80년대부터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Z세대 그동안 세대가 변화하면서 생긴 사회문화현상을 이해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요즘엔 프리스쿨 교사자격 수업 때 사용한 책과 노트를 찾아가며 4살짜리 손녀를 위한 커리큘럼도 짜고 식단도 만들어본다. 생각지도 못한 팬데믹을 맞아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일손이 딸리는 어린이집이나 센터에서 발런티어(자원봉사자)로 봉사할 생각인데, 그때를 위한 준비의 시간도 될 것 같다.
10여년 전부터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주고자 뜻있는 사람끼리 모여 틈틈이 작은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인생 전반부에는 나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바쁘게 살았으니 후반부에는 주위를 돌아보며 소외된 자나 사회취약자들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발을 디딘 것이다. 내가 소속돼 있는 봉사단체의 구성원들은 이웃에게 봉사하는 일을 즐거움으로 실천하고 있다. 꾸준히 정기적으로 해오는 양로원 방문 위로 행사는 음악 연주로 즐거움을 전한다. 그러나 정작 더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것은 우리 자신들이다.
구성원들은 거의가 시니어이지만 은퇴라는 장벽 패러다임을 바꾼 멤버들이다. 뇌는 근육과 같아 뇌를 사용할 때 기분이 좋아지고 이해 과정에서 기쁨을 얻는다고 천문학자이며 코스모스의 작가인 칼 세이건이 말했다. 우리는 성과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을 혼자하지 않고 함께하며 이웃과 사회에 나누며 쓰여지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코비드-19으로 봉쇄령이 내려지고 마스크 품귀현상이 심할 때도 어렵사리 바늘귀를 꿰어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양로원에 전달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줌으로 화상 연습을 하던 우리 회원들이 지금은 주말에 야외에서 소수로 모여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쓴 채 함께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파란하늘엔 흰구름이 떠도는데 종려나무 그늘 아래 앉아 악기를 연주할 때 가을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아름다운 하프 소리는 힐링이고 축복이고 감사였다. 이렇듯 인생 후반부가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지혜로우며 성숙함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강영혜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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