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사우디·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 걸프 4개국이 카타르와 외교 정상화 협정을 체결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참석했다. 사우디 등이 2017년 6월 이슬람 테러 조직 지원과 이란과의 밀착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지 3년 7개월 만에 외교 관계를 복원한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 핵 프로그램 등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걸프 주요국의 단결이 절실하다”면서 “중재 역할을 한 미국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서명식이 열린 사우디의 관광 도시 지명 이름을 빌려 알울라 합의로 불린 이 협정으로 카타르는 걸프 주요국들과 오랜 갈등을 풀고 중동 지역 정치적 긴장을 완화시켰다. 사우디의 서북부 도시인 알울라는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거대한 바위 무덤들이 인상적인 관광 명소다. 2008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다인 살레’ 덕택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2017년 알울라 왕실위원회는 관광단지 개발에 나섰고 4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압둘아지즈 국제공항도 세웠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에 힘입어 휴전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는 이란과 친밀한 타밈 국왕이 이란 고위 당국자에게 전화를 걸어 휴전 약속을 받아내는 등 막후에서 조율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알울라 합의를 이끌어준 미국과의 돈독한 우방국 관계가 깔려 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강대국 이란과 사우디의 틈바구니에서 지정학적 불안에 시달렸지만 알울라 합의를 계기로 미국과의 밀착을 핵심 안보 전략으로 삼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우리의 주권·영토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국방력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압도적 군사력과 동맹국과의 강력한 결속이 필수다. 힘과 신뢰의 토대가 없는 ‘균형 외교론’은 자칫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자초할 수 있다.
<홍병문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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