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이 없는 듯 여느 해처럼 여름날은 깊어만 간다. 어디든 내려앉아 뿌리내린 들풀은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 하듯 활활 타오르며 사방에 고운 꽃 피워 눈길을 끈다. 이 아침도 수북히 배달된 미디어 메시지는 무사한 하루를 또 간절히 기원한다.
웃음은 같이 웃을 수 있지만 시름은 각자의 몫이라는 어떤 지인의 말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이웃의 시름이 또한 나의 큰 시름인 것이다. 한꺼번에 맞닥뜨린 안타까운 영전 앞에 결국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는 우리의 실체를 실감하며 숙연해 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욕심에서 벗어나 서로의 진정한 염려와 배려 또한 이러함 때문이리라.
제발 이제 그만 괴롭히고 떠났으면 좋겠다, 연일 엇박자인 세상 뉴스에도 차츰 둔감 해 진다.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아픔을 남긴 코로나19의 회오리,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덮쳐오는 자연재해, 얼마나 더 인내하며 견디어야 할까?
정답이 없는 질문은 자꾸 늘어만 간다. 그러나 또 그 언제처럼 힘을 내자. 인간의 선한 지혜와 투지는 또 하나의 역사를 남기며 이겨 내리라. 작열하는 태양 아래 더 고운 모습 발하는 야생화를 보며 ‘빛’을 향해 더 가까이 가는 이 하루도 감사드린다.
<이선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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