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바의 앨범 자켓과 정은선 씨.
1980년대 초 대학시절, 트윈 폴리오(송창식·윤형주)의 달콤한 ‘축제의 노래’를 좋아했다. 트윈폴리오의 곡 해석도 참 멋졌는데, 어느 날 원곡인 Aria di Festa를 부른 밀바(Milva)의 노래를 접하고 중저음의 환상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내가 고등학생 때인 70년대 후반은 팝송과 함께 샹송, 깐소네 등을 많이 듣던 때였다.
밀바가 부른 노래 중 우리에겐 아주 익숙한 또 하나의 곡이 한경애가 번안해 부른 ‘눈물 속에 피는 꽃(L’immensit, 리멘시타)’도 너무 좋다.
밀바의 노래가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그녀가 갖고 있던 의식 세계관이다. 그녀는 좌파적 견해를 담은 ‘Bella Ciao’를 불러 노동자 계급을 매료시켰다 한다.
밀바는 내게 예술적 영감을 주고 어둠이 있으면 밝음도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이끌던 나의 뮤즈였다.
그렇게 내 눈부신 청춘의 시간이 가고 시간이 흘러 지금은 가끔 산책할 때 그녀의 노래를 듣곤 힌다. 지난 4월 “이탈리아 스타이자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의 칸초네 가수 밀바, 밀라노의 자택에서 81세로 사망”이라는 뉴스가 인터넷에 떴다.
뮤지컬과 탁월한 외국어 능력, 멋진 목소리와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던 그녀에게도 화려함 뒤에 쓸쓸함, 상처가 있었다 한다.
내가 그녀의 죽음을 많이 슬퍼한 건 아마도 그건 그녀의 저물어가는 인생보다, 무엇인가 이루고자 끊임없이 애쓰고 노력했던 나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 돼서 였던 것 같다. 그녀를 애도하며,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어간 수많은 죽음을 함께 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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