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 문제에 인도적 접근 약속한 바이든에 정치적 도전

16일 텍사스주와 멕시코 국경지대인 델리오의 다리 아래 형성된 난민촌의 모습. [로이터=사진제공]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의 한 다리 밑에 주로 아이티에서 건너온 난민 1만여 명이 대규모 불법 난민촌을 형성했다.
미국 당국은 이들이 국경을 건너오면 아이티행 항공편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입장이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델리오와 멕시코의 시우다드 아쿠나를 잇는 델리오 국제교량 아래 대규모 난민촌이 형성됐다.
멕시코 당국은 난민촌 인구를 16일 오후 기준 1만2천 명 정도로 추산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무릎 깊이의 리오그란데강을 도보로 건너 미국으로 가려고 하는 아이티인들이다.
서반구 최빈국인 아이티는 지난 7월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8월에 대형 지진과 태풍이 강타하면서 극심한 혼란상을 겪고 있다.
가난과 자연재해, 정치적 혼돈을 피해 고국을 등진 아이티인들은 브라질이나 칠레 등 다른 남미 국가를 전전하며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미국행을 희망하고 있다.
난민과 이민 문제에 전임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인도주의적인 접근을 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말을 믿고 난민 지위를 신청한다는 꿈에 부푼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들의 앞길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아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백악관 당국자와 연방법원 판사를 인용, 미 국경경찰이 공중보건에 관한 연방법 42호(Title 42)를 근거로 델리오에 도착한 아이티인들을 항공편으로 아이티로 되돌려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작년 3월 미 질병관리통제센터(CDC)는 연방법 42호를 근거로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면 이민자가 아예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국경에서 즉각 추방하도록 허용하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미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아이티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에서 온 난민들이 몰려들자 델리오 통관소를 폐쇄하고 우회로를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조건에서 난민촌에서 지내는 아이티인들 중에는 임신부와 어린이, 노약자 등 취약한 처지인 사람들이 많아 미국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델리오의 상황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인도주의적·정치적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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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계획한 장벽만 완성되었드래도 이런일 없었을텐데.... 내가 낸 세금 엉뚱한곳으로 새어나가네.
대책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