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에 대한 경제제재 당초 예상보다 효율적…과거와 달리 빈틈없어”
▶ “신속한 승리 예상·러 경제 과대평가는 푸틴의 두 가지 판단 실수”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경제가 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4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러시아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분리된 자립경제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발적으로 경제 자립을 이룬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제재 탓에 경제 자립을 강요받게 된 것이 문제라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진단이다.
일단 크루그먼 교수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효율성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과거 국제 사회가 특정 국가에 대해 부과했던 경제 제재는 빈틈이 적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제재 대상에 올라가지 않은 러시아의 상품 수출이나 러시아 기업과의 거래도 힘들어지고 있다.
향후 제재 명단에 추가될 가능성을 우려해 사전에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와의 거래가 당장 불법 행위가 아니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각종 감독기관의 주목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판단도 적지 않다.
크루그먼 교수는 국가 경제가 현재 러시아처럼 고립된 사례는 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1944년 남태평양의 사이판과 괌을 점령한 뒤 일본을 완전하게 봉쇄했다.
일본으로 가는 화물은 미국 잠수함과 항공기의 공격을 받았다. 결국 일본의 경제는 패전 이전부터 무너졌다.
크루그먼 교수는 19세기 초 미국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의 교역이 중단됐고, 이 때문에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8%에 달하는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국제 교역이 GDP의 13%에 불과했던 19세기 초의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더 큰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개의 판단 실수를 했다고 지적하면서 칼럼을 마무리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신속하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판단이 잘못됐고, 현재 파국으로 가는 러시아 경제에 대해 서방의 경제제재를 상당 기간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과대평가한 것이 실수였다는 것이다.
국제 경제가 전공 분야인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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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교수 상당히 좋아합니다. 이분은 정치에 대해서는 꺼리낌 없이 의견을 잘 표현하시더군요. 저서 읽어보시기를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