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제재 효과 논란 속 ‘개발 성공’에 의구심도
미국의 강력한 중국 반도체 산업 제재에도 중국 핵심 반도체 기업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최근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캐나다의 반도체 정보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장비업체인 마이너바 반도체(이하 마이너바)는 자사의 비트코인 채굴 시스템온칩(SoC)을 작년 7월부터 7나노 공정으로 생산했다고 밝혔다.
마이너바는 해당 반도체 생산을 어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에 맡겼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테크인사이츠는 제조 업체가 SMIC라고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SMIC가 반도체 공정 기술을 2세대가량 더 발전시킨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이 날 SMIC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2%가량 상승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5%로 세계 5위이자 중국에서 선두인 SMIC는 2020년 14나노급 공정을 상용화해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2세대, 4년가량 뒤진 것으로 평가돼왔다.
SMIC도 자사의 핵심 공정 기술이 14나노로 경쟁사들의 7나노보다 뒤떨어졌음을 인정하면서, 이르면 2020년에 14나노 이상의 발전된 기술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TSMC는 이미 2014년께 이미 14나노 생산에 돌입했고, 2020년에 7나노 공정을 상용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나노 공정 양산도 시작했다.
SMIC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부터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관계를 이유로 제재를 받아왔으며 미 행정부의 블랙리스트에도 올랐다.
특히 7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을 개발하려면 네덜란드의 반도체 생산장비업체 ASML만 생산할 수 있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수적이지만, ASML은 미국의 압력으로 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SMIC가 실제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MIC와 마이너바도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이너바가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7나노 공정이 SMIC가 아닌 대만 TSMC에 맡긴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SMIC가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면 미국 제재의 효과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화웨이와 SMIC를 겨냥한 제재에 주력해왔다.
미국은 최고급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설계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하고 생산은 TSMC에 맡겨 왔던 화웨이를 겨냥해 TSMC가 생산을 맡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만약 SMIC가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을 경우 미 행정부의 제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됐다.
그간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반도체 전체 공정의 국산화를 서둘러왔다.
이를 위해 2019년 조성한 2천40억위안(약 39조6천억원) 규모의 2차 국가 반도체산업 펀드 등을 통해 SMIC와 자국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들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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