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3연임 앞두고 예민한 시기, 건군일·베이다이허 회의와도 겹쳐
▶ 중, 군사대응 암시 비공식 경고…군용기 이용땐 충돌 배제못해

미국 해군 제7함대 소속 유도미사일 구축함 벤포드함이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해군]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다음 달 대만 방문을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좌불안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이 예측하지 못한 양국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 등 동맹국과 대만 문제를 공조하는 데 있어서도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다수의 백악관 및 국방부 안보 담당자들이 최근 펠로시 의장과 그의 측근들에게 대만 방문의 위험성을 전달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당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펠로시 의장은 다음 달 일본과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을 찾는 아시아 순방에 나서면서 별도로 대만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4월에도 대만 방문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취소한 바 있다. 그는 홍콩 인권 문제 등을 놓고 목소리를 높여온 ‘반중(反中)’ 성향이 뚜렷한 인사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그의 행보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예측하기 힘든 방식으로 중국이 대응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번 방문에 대한 높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이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당 대회를 앞두고 극도로 예민한 상태인 데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8월은 인민해방군 건군일(8월 1일)과 당 대회 인사와 관련해 중국의 각 정치 세력 간 물밑 조율이 이뤄지는 여름철 베이다이허 회의와도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에 전에 없이 강한 어조로 비공식 경고를 해왔다”며 “여기에는 군사적 대응을 암시하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닉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최근 워싱턴 방문 일정을 단축해 베이징으로 급히 돌아간 것이 대만 문제와 향후 있을 미중 정상 간 통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펠로시 의장은 군용기를 이용해 대만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데, 당국자들은 이 경우 중국에서 그가 탄 군용기를 가로막거나 중국 군용기가 근접 비행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미 행정부 내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대만 문제에 대한 동맹국들의 지지를 유지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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