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청년들을 훈계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청년은 국가의 혼”이라면서 “중화민족 대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분투하는 게 신시대 청년 운동의 중대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그들의 미래가 우리의 현재와 같지 않을지 어찌 아는가”라는 공자의 어록까지 인용해 청년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언론에서는 무기력증에 빠진 청년들의 ‘바이란(擺爛)’ 확산을 방지하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바이란은 악화하는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중국 청년들의 냉소적인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사회가 썩어가도록 그냥 내버려두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바이란은 중국 농구 경기에서 심각하게 지고 있는 선수들이 불가피한 패배 앞에서 이기려는 노력을 포기해버리는 것을 표현한 용어다. 한때 유행했던 ‘탕핑(바닥에 누워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에 비해 더 심각한 자포자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어차피 수입은 몇 천 위안에 불과하다”는 식의 자조 섞인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의 CNBC는 “바이란의 유행은 사회적 경쟁 속에 전염병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깊어진 젊은 중국인들이 직면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7.9%(9월 기준)에 달하는 높은 청년 실업률과 생활고, 억압 정책이 청년들을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통제에 저항하는 ‘백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청년들의 경제적 좌절감이 근본 배경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공산당의 핵심 지지층인 젊은 세대가 자포자기에서 벗어나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위대가 3년 동안 일자리가 없다고 외쳤다”면서 “도시를 휩쓴 시위는 젊은 세대들의 커지는 경제적 좌절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 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려면 정치 정상화와 경제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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