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가 젊었을 때 였다. 아이들도 어리고 이곳저곳으로 이사를 다니고 있었고 여행이란 감히 꿈도 꾸지 못하던시절이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죽기전에 꼭 가보아야 할 여행지 네곳을 나의 일기장에 적어 놓았다.
그 첫번째는 중국에 있는 상해 임시정부였다. 두번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음악가들의 묘소이며 세번째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는 북간도 용정을 가보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프랑스 아를에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묘소에 꽃을 바치고 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 자신에게 맹세한 여행지 네곳을 써놓은지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방문한 곳은 상해 임시정부 청사와 비엔나에 있는 음악가들의 묘소들 뿐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중국에 있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야 한다고 맹세 하였다. 세월이 흘러 우연한 기회에 천금 같은 기회가 주어져 중국 일주를 하게 되었는데 제일 먼저 상해로 향하였다.
임시정부 청사 앞에는 김구 선생의 구릿빛의 흉상이 서 있었고 자그마하고 좁은 3층 건물이었는데 내부는 깨끗하게 정리 되어 있었고 벽에는 독립투사들의 사진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 놀랍게도 중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젊은 여자 중국인들이 유창한 한국말로 우리들을 안내해 주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일제 강점기 시절 상하이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독립투사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임시정부 청사이다.
연간 약 40만명의 한국인들이 방문 하는 상해 임시정부 유적지에서 얼마 멀지 않은 상하이 홍키우 공원에는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이 있었다 그는 독립 운동가이며 시인이고 저술가였다. 그의 유언집에는 “사람은 이상을 이루기 위하여 산다. 보라! 풀은 꽃을 피우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도 이상의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를 다짐 하였다”라는 말을 남겼다. 윤봉길 의사는 1932년 상하이 홍키우 공원에서 폭탄을 터트려 일본 관리들을 죽인 독립운동가이며 그의 나이 24세 때였다.
이 거사를 두고 “ 중국 100만 대군도 못한일을 한국인 1명이 단행 하였다”하고 중국 언론이 대서특필 하였다. 상해 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뒤로 하고 나오면서 나라잃는 설움과 울분을 대변한 그 젊은이들의 숭고한 죽음들을 생각하니 어찌나 가슴이 저리고 아픈지 끝내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두번째의 여행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음악가들의 묘소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비엔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이자 클래식 음악의 요람이며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많이 배출한 도시이다. 슈베르트의 고향이자 베토벤의 활동 무대였던 비엔나는 합스부르크 왕정의 문화유산과 쉐브런 궁정과 정원이 잘 보존 되어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 하는 곳이다.
비엔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악가가 위대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이다. 이 모차르트의 불행한 말년의 삶을 생각하면 늘 숙연해 진다.그는 말년에 가난으로 심한 고생을 하였고 장례식은 너무나도 초라 하였다고 한다.
1791년 비엔나에 종창이라는 전염병이 만연 하여서 많은 젊은이들이 죽게 되는데 모짜르트도 이 전염병으로 인해 사망 하게 된다 전염병 사망자들을 관에 넣지 않고 그대로 땅에 묻어 버리면서 끝내는 모차르트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현재의 묘소는 시신이 없는 빈 관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35세의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게 된다. 불행한 삶을 영위한 모차르트나 베토벤은 우리 인류에게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겨주고 떠났다. 비엔나의 중앙묘지에 묻혀 있는 그들의 묘소에 나는 24송이의 흰색 장미꽃을 바치고 왔다. 그곳에는 많은이들이 꽃을 놓고간 흔적들이 보였는데 위대한 음악가들에 대해 다함께 공감하는 것이리라. 나에게 기회와 조건이 주어진다면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는 북간도와 프랑스 아를에 잠들어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묘소에 꽃을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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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자 /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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