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시가총액이 지난주 1조 달러(약 1,470조 원)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빅테크가 아닌 기업 중 ‘1조 클럽’ 가입은 버크셔 해서웨이와 월마트 뿐이다. 월마트는 1996년 우리나라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당시 창고형 할인 매장은 국내 상황과 맞지 않았다. 현지화에 실패한 월마트는 2006년 신세계로 합병되며 철수했고, 한국에선 잊혔다. 더구나 본고장 미국에서도 온라인 전자 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마존에 추월당할 처지였다. 위기의 월마트는 어떻게 다시 우뚝 섰을까.
■비결은 혁신에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한계를 절감한 월마트는 전자 상거래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인공지능(AI)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오픈AI 등과 협력해 온라인 쇼핑 도우미 챗봇 스파키(sparky)도 개발했다. 고객별 맞춤 제품을 추천하고, 고객을 대신해 상품 구매까지 해준다. 이런 온라인 투자를 기본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와 결합해 효과도 키웠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곧바로 배송을 해주는 식이다. 미국 내 4,700여 곳의 점포를 사실상 온라인 전자 상거래 물류 창고로 활용한 셈이다.
■월마트는 1962년 샘 월튼이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에 세운 1호점으로 출발했다. 전 세계 매장이 1만1,000여 개로 늘며 공룡이 됐지만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신, 기술 기업으로 거듭났다. 거래소도 주로 빅테크가 상장되어 있는 나스닥으로 옮겨 재상장했을 정도다. 지난 1년간 주가는 30%나 올랐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공의 열쇠는 박리다매를 통해 고객을 위하는 창업 정신을 잊지 않은 데에 있다. 샘 월튼은 “우리가 낭비하는 1달러는 모두 고객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며 “무슨 수를 쓰든 언제나 싸게 팔아야(Always low price)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 전쟁으로 가격 부담이 커진 미국 소비자들은 월마트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마트나 롯데마트도 월마트처럼 기술 기업으로 변신하길 기대한다.
<박일근 /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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