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등 보수 성향 21개 주, 연방정부 상대로 소송 제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4개국 출신들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인도적 체류 허가'(Humanitarian Parole) 조치에 대한 논란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24일 AP통신·NBC방송과 비영리단체 '정의구현센터'(JAC) 문건 등에 따르면 50개 주 가운데 21개 주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에 반발, 연방 국토안보부(DH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심리가 이날 연방법원 텍사스 남부지원에서 시작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10월, 정치적 혼란·경제적 빈곤을 피해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인도적 체류'를 허용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1월 그 대상을 아이티·쿠바·니카라과 등 4개국으로 확대했다.
소송 정보 제공 사이트 CRLC(Civil Rights Litigation Clearinghouse)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매월 3만6천 명에 달하는 해당 4개국 국민이 미국 입국을 승인받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플로리다·아이오와·오하이오 등 보수 성향의 21개 주는 지난 2월 이 같은 조치를 "바이든 행정부의 월권행위이자 위법 행위"로 규탄하며 시행 중단 요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인도적 체류 허가는 긴박한 인도주의적 이유가 있거나 상당한 공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사안에 따라 허용하게 돼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이민법을 집행하는 대신 새로운 비자 프로그램을 의회의 입법 절차 없이 단독으로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이주민들에게 거주·교육·사회복지·운전면허 등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책임은 각 주정부가 떠안게 된다"며 "주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고 회복할 수 없는 해를 끼친다"고 토로했다.
프로그램 수혜자가 되기 위해서는 온라인 신청서를 접수하고 항공편으로 미국에 도착해야 하며 미국내에 재정적 후견인이 있어야 한다. 승인이 나면 미국에 2년간 체류할 수 있고 노동허가서도 받을 수 있다.
AP통신은 "지난달 말까지 아이티인 7만2천여 명, 베네수엘라인 6만3천여 명, 쿠바인 4만1천여 명, 니카라과인 3만4천여 명이 인도적 체류 허가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입국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민자 권리옹호단체 측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 이주를 절실히 원하는 이들이 밀입국 브로커들에게 돈을 주고 국경을 넘거나 국경 보안요원들과 대치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길"이라면서 "미국-멕시코 국경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지를 표했다.
블라스 누네즈-네토 국토안보부 국경·이민정책 담당 차관보는 "합법적 이민 경로 확대를 위한 것이며, 불법 입국자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번 재판을 주재하는 드류 팁튼 판사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불법체류자 추방 우선순위 관련 재판에서 바이든 행정부 방침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NBC방송은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인 작년 4월 '우크라이나를 위한 연대'(Uniting for Ukraine)라고 이름붙인 인도적 체류 허가 프로그램을 만들어 10만 명 이상에게 미국 입국을 허용했다"며 우크라이나인 대상 프로그램은 이번 소송의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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