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타이 U S오픈서 메드베데프 3-0 꺾고 여자단식 마거릿 코트와 나란히
▶ 올해 4대 메이저 윔블던서만 2위, 1968년 이후 US오픈 최고령 우승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11일 미국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우승 후 트로피에 입 맞추고 있다. [로이터]
“24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에 관해 이야기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오랜 라이벌인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코트를 떠났고, 라파엘 나달(스페인)마저 은퇴를 예고했지만 36세의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여전히 건재했다. ‘무결점 사나이’ 조코비치가 5년 만에 US오픈 테니스를 제패하며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조코비치는 10일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총상금 6,500만 달러)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를 3-0(6-3, 7-6, 6-3)으로 꺾고 2018년 이후 5년 만에 US오픈을 석권했다. 이 대회 전까지 세계 랭킹 2위였던 조코비치는 우승상금 300만 달러(약 40억 원)를 거머쥠과 동시에 1위로 복귀했다.
조코비치는 개인 통산 24번째 메이저 단식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는 여자단식의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와 함께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우승 공동 1위가 됐다. 23회의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와 22회의 나달이 그 뒤를 이었다.
프로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24회 정상에 오른 건 조코비치가 유일하다. 코트는 1968년 이후 11번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10차례, 프랑스오픈에서 3차례, 윔블던에서 7차례, 그리고 US오픈에서 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는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을 휩쓸었고, 윔블던에서만 준우승했다.
1987년 5월생인 조코비치는 1968년 이후 US오픈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도 세웠다. 종전 1968년 이후 US오픈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70년 켄 로즈월(호주)의 35세였다.
조코비치는 경기 시작 후 메드베데프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1세트 3-0으로 앞서나가 기선을 잡았다. 1세트를 6-3으로 비교적 손쉽게 따낸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는 메드베데프의 반격에 다소 고전했지만 타이브레이크 끝에 2세트까지 가져오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와 이틀 전 준결승에서 접전을 벌이느라 체력 소모가 컸던 메드베데프는 3세트에서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조코비치는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7, 8세 때 세계 최고의 선수가 돼서 언젠가 윔블던 우승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며 “내가 이렇게 24번이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에서 패한 메드베데프가 “여기서 지금까지 (은퇴하지 않고) 뭐하고 있는 것이냐”라며 그의 꾸준함을 농담을 섞어 칭찬하자 조코비치는 “이런 역사를 새로 만드는 일은 언제나 놀랍고 특별한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이날 ‘24’와 ‘맘바 포레버’(Mamba Forever)가 새겨진 상의를 입고 시상식에 나섰다. ‘맘바’는 2020년 헬기 사고로 숨진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애칭이었고, 24는 코비의 등번호로 조코비치의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와 같다. 조코비치는 “코비와는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다”며 “내가 부상으로 힘들 때 많은 조언을 해줬고, 내가 가장 의지했던 사람 중 한 명”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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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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