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난 아기의 건강 상 문제를 부모의 학대로 섣부르게 진단해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소아과의사들이 있는 반면 이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아 부모의 한을 풀어주는 소아과의사도 있다.
킷샙 페닌슐라의 소읍인 실버데일에서 소아과병원을 운영하는 니란 알-애그바(48) 여의사는 학대부모로 낙인찍혀 아이를 정부기관에 빼앗기는 부모들과 그들의 변호사들에게는 구세주요, 일부 동료의사들에게는 기피인물이라고 시애틀타임스가 장문의 심층취재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매리스빌의 한 부부는 6개월 된 아기의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다가 아기 몸에 푸르죽죽한 멍을 발견한 의사로부터 폭행 의심을 받았다. 갈비와 다리에 절골 흔적이 있다는 X-레이 촬영결과가 나오자 출동한 경찰과 소셜워커는 아기를 빼앗아 위탁보호 가정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두한 알-애그바는 아기의 멍이 ‘몽골반점’이라고 갈파해 재판을 단번에 끝내버렸다.
알-애그바는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기를 학대하는 부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지난달까지 맡은 상담 케이스 61건 중 77%인 47건이 부모의 학대 아닌 아기 자신의 건강문제로 밝혀졌다며 주정부 당국이 불충분하거나 선입견에 치우친 일부 의사들의 진단에 과도하게 의존해 무고한 부모들을 자녀학대 용의자로 낙인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아과의사의 딸로 워싱턴대학 의대를 졸업하고 콜로라도대학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거친 알-애그바는 의사들이 고객들을 학대부모로 모함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며 특히 유색인종 부모들이 피해를 입기 일쑤라고 강조했다. 흑인, 원주민 및 다인종 혼혈 소수민족은 전체 워싱턴주 인구의 12%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위탁보호 가정에 자녀를 빼앗긴 부모의 3분의1이 이들 유색인종이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편, 시애틀 어린이병원 소속 케네스 펠드먼 의사는 자신의 40년 경력 중 부모를 학대혐의로 잘못 진단한 것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알-애그바는 학대 판정의 훈련과정을 이수한 적이 없는데도 관련 재판의 ‘직업 증인’이 됐다고 힐난했다. 그는 알-애그바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시간당 400달러를 받지만 법정증인으로는 시간당 500달러를 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알-애그바는 학대판정 훈련을 받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직책은 아기의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라며 “정의구현을 위해 법정에 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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