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금지령 해제…주민 1만여명 ‘늦춰달라’ 청원했지만 경제 타격 고려
▶ “지나친 관광 의존도 줄여야” 지적도
하와이 마우이섬이 대규모 산불 피해 이후 두 달 만에 서부 마우이 지역에 관광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8일 하와이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8월 8일 산불 발생 이후 서부 마우이 지역에 내려진 여행 금지령이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해제됐다.
다만 화재로 거의 잿더미가 된 해안 마을 라하이나는 여전히 폐쇄된 상태이며, 이 지역의 최북단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다시 개방된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시장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영상에서 "마우이섬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환영한다"며 "우리 섬이 엄청난 비극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방문객들이 이해해 주기를, 감수성과 연민을 갖고 마우이에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도 지난 5일 성명에서 "주민과 지역 관광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단계적인 재개방"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마우이 서북쪽 카팔루아의 리츠칼튼에서 카하나 빌라까지 3마일(약 4.8㎞) 구간에 있는 호텔들이 이날부터 문을 열도록 권고했다.
AP통신은 각 시설 홈페이지와 마우이 호텔·숙박협회의 조사 내용을 인용해 이 지역의 5개 호텔이 다시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마우이 호텔·숙박협회 임원인 리사 폴슨은 "방문객 수가 매우 느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소들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 등의 문제로 섣불리 개장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의 한 레스토랑 셰프이자 소유주인 피터 메리먼은 "우리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요가 영업을 지탱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문을 열 것"이라며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곳에 왔을 때 식당들이 이미 문을 열었기를 바라겠지만, 우리는 식당을 다시 열기 전에 손님들이 그만큼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라하이나 이재민들을 중심으로 일부 주민들은 관광 재개가 시기상조라며 개방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지역 주민들이 관광 재개 시점을 미뤄달라며 당국에 제출한 청원서에는 약 1만5천 명이 서명했다고 NYT 등은 전했다.
하지만 지역 경제의 관광업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방문객을 계속 막는 것은 무리라고 당국은 판단했다.
마우이 경제개발위원회에 따르면 마우이섬 전체 수입의 70%가 관광 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화재 발생 이후 마우이는 하루 1천300만달러(약 175억원) 이상의 관광 수입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하와이대학의 한 연구팀은 분석했다.
비센 시장은 "다들 아직 슬픔에 잠겨 있고, (관광 재개가) 너무 이른 감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현실은 우리가 각종 요금을 지불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호텔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이 여행객들로 인해 쫓기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에서는 이처럼 재난 발생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관광업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하와이 지식학교의 조나선 케이 오소리오 학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부터 우리는 관광객이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기 시작했다"며 "우리의 소망은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자원을 갖추고, 우리의 땅이 오용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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