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미 기시다, 바이든과 회담
▶‘중국 견제’ 동맹 대폭 업그레이드
▶무기 공동 개발·생산, 군 구조 개편
▶ 국방·안보 협력 강화 ‘최대 결실’
▶민간 부문 달 탐사·AI·반도체 등 핵심 기술 연구 파트너십도 강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9일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기시다 후미오(왼쪽 두 번째) 일본 총리 부부가 조 바이든(세 번째) 미국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일본이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로 격상됐다.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미 백악관 정상회담은 이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미국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제2차 세계대전을 끝냈다. 그러나 1960년 상호방위조약을 통해 양국은 동맹으로 거듭났고, 64년 만에 동아시아, 인도·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로 안보 협력 범위를 넓혔다. 미국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진 결과다.
최대 결실은 국방·안보 협력 강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군대 간 조율과 통합을 개선하고 최적의 (방어) 태세를 확보하며 입장이 유사한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들이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기에는 우선 군 구조 개편이 포함된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1960년 미일 동맹 결성 이래 가장 큰 변화의 이행을 책임질 ‘2+2’ 장관급 구조를 두 정상이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일미군사령부 권한 조정이나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 지휘통제 연계 등 구체 방안이 몇 달간 논의될 전망이다. 무기 공동 개발·생산도 본격화한다. 다른 당국자는 “방위산업 협의회가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 분야도 협력 대상이다. 또 다른 당국자는 “사이버 등 정보 공조를 긴밀하게 만들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 심화는 군사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달 탐사 같은 민간 우주 협력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영역에서의 연구 파트너십 강화 △일본 고교생 미국 유학 지원 등 인적 유대 촉진 등도 추진키로 했다. AI 분야 공동 연구의 경우 미국 카네기멜런대와 일본 게이오대가 한 팀, 미국 워싱턴대와 일본 쓰쿠바대가 다른 한 팀이 된다. 자금은 각각 미국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대기로 했다.
‘미일 동맹 업그레이드’는 2021년 집권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의식해 세운 동맹 재편 구상의 핵심 축이었다.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대사는 “중국은 경제적 강압을 통해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으로 여러 소(小)다자 협의체를 꾸리고 이를 통해 ‘격자형 포위망’을 펼쳐 역으로 중국을 고립시키는 대책을 고안했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안보 협의체)와 한국·미국·일본 3각 협력의 격상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미일 정상회담 다음 날 워싱턴에서 처음 열리는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는 3년 전 바이든 구상의 완결편 격이다.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기시다 총리가 돕지 않았다면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이 참여하지 않는 인도·태평양 역내 미국 주도의 소규모 다자 협의체는 없다.
양국 결합의 촉매로 작용한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미국은 민주주의 진영 수호라는 명분을 일본에 제공했고, 일본은 그것을 제2차 대전 패전 이후 봉인됐던 군비 증강의 구실로 삼았다. 역내와 글로벌 차원에서 중국과 대척하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지역 동맹이던 미일은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한 미국 당국자는 “미일은 인도·태평양은 물론 유럽·중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공조가 가능한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무엇을 하든 일본과 함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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