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에게도 한이 있다. 오래전 한번은 교회 집사에게 아침 식사 초청이 왔다. 기쁜 마음으로 약속 장소인 동네 다이너에 갔다.
메뉴를 보고 식사를 시켰다. 음식이 나와 막 먹으려 하는데 그 집사가 다짜고짜 나에게 “왜 목사님은 나보다 좋은 차를 타십니까?”라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인가? 물으니 자기는 볼보240을 타는데 내(목사)가 볼보740을 탈 수 있느냐 는 시비다. 마치 어린아이가 생때를 쓰는 것 처럼 마구 대든다.
어린아이 같아 자초 지정을 설명했다. 미국에 유학와서 신학생 들이 헌차들을 끌고 다니는데 여러 회사 차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고장나는데 유독 한 목사가 타는 깡통 볼보가 생생 잘달려 "이 다음에 차 살때 볼보를 사야 겠다고 마음 먹고 딜러에 갔는데 해묵은 차를 싸게 준다고 해서 그차를 샀노라"고 긴 설명을 하고난 다음에도 풀리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 우리 집은 그 집사 집에 렌트를 살 때이다. 기분이 잡쳤다. 자존심이 상했다. 집 사람이 자영업을 하니 최소한 월 5000불은 벌고 나도 개척 교회를 하니 몇 푼은 받는다. 해묵은 볼보는 탈만하다.
성경에 목회자에게 잘하라 했다. 나의 경험 한 토막은 경상도 시골에서 교편 생활 할때. 하숙집 반찬이 빈약했다. 고기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 그런데 먹을 수가 없었다. 돈 몇푼 버는 것은 집에 다 부친다.
포켓이 늘 헐렁하다. 그 때 다니는 교회에 부흥집회가 있단다. 헐렁한 주머니를 털어 부흥사에게 닭을 사드리라 닭값을 내 놓았다. 그 부흥사에게 성령 체험을 하고 목사가 되었다. 하나님이 중심을 보신 모양이다.
지금은 흔하지만 그 때는 볼보가 귀한 차였다. 40년이 지난 그 때 일이 아직도 지울수 없는 것은 마음에 상처가 컸던 모양이다. 설령 자기보다 좋은 차를 타도 기뻐 할 일이지 따질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내 사정을 들었으면 이해를 해야지.
결국 그 차는 그냥 학생인 부목사에게 주었다. 그는 나의 사랑을 받고 유니온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 신학 대학 교수가 되었다.
<
김길홍/원로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