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 팔레스타인 시위 진앙’
▶ 정학·퇴학 등 70명 중징계
▶ 학내외 “지나친 조치” 비판

지난 6월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교수진들이 대학 당국의 학생 시위 관련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미국 대학가 전체로 번진 친 팔레스타인 시위의 진원지로 꼽히는 컬럼비아대가 시위에 가담한 학생 수십명에게 징계를 내렸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이들은 작년과 올해 초에 걸쳐 교내 버틀러 도서관 등지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격렬한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같은 처분을 받게 됐다.
컬럼비아대는 이날 성명에서 징계 방침을 밝히면서 “개인별 징계 결과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버틀러 도서관에서 발생한 사건 관련 징계에는 근신, 정학 1∼3년, 학위 박탈, 퇴학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사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대학 정책과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며, 이러한 위반에는 상응하는 결과가 따른다”며 “건강한 학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대학의 근본적인 사명, 정책, 규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징계 내용을 아는 소식통은 학생 70명 이상이 징계를 받았고 이 중 약 80%가 2년 이상의 정학, 퇴학, 학위 박탈 처분을 받았다고 CNN에 말했다. 이번 징계는 컬럼비아대가 연방 정부로부터 끊긴 대규모 재정 지원금을 복원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고 CNN은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학 내 반유대주의를 단속하라고 압박하며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에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해왔다. 특히 친팔레스타인 시위 진앙으로 지목된 컬럼비아대를 상대로는 올해 초 4억 달러 규모 연방 보조금 지급을 취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원금을 취소하면서 컬럼비아대 측에 주동 학생 징계 등을 요구했으며, 학교 측은 요구 사항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CNN에 따르면 컬럼비아대는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트럼프 행정부와 지원금 복원 관련 합의에 거의 도달한 상태다. 대학이 일정 금액을 합의금으로 내고 일부 제도를 개편하는 조건으로 연방 보조금을 복원하는 협상안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컬럼비아대의 이번 학생 징계를 두고 시민단체 등에서는 지나친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미·이슬람 관계 위원회(CAIR) 뉴욕지부의 아파프 내셔 사무국장은 학생 징계에 대해 “극단적으로 억압적인 조치”라며 “학생들은 집단 학살에 대한 대학의 방조를 중단하라는 요구에 연대하며 앉아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컬럼비아대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표현의 자유와 고등교육의 가치를 훼손한 수준을 넘어 도덕성, 학문적 진실성, 학생에 대한 책무까지 내던진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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