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면적 40% 크기의 美 육·공군 합동기지…냉전시대 소련 감시·견제
▶ 美, 북극·인도태평양 방위전략 핵심…인근엔 2차대전 참전 소련군 묘지

알래스카 앵커리지 엘먼도프-리처드슨 기지[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만나는 엘먼도프-리처드슨 기지는 알래스카 최대 도시인 인구 30만의 앵커리지에 위치한 군사 기지다.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 가운데 러시아와 불과 약 50마일(80㎞) 떨어진 주(州)로, 1867년 미국에 매각되기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영토였다.
당시 러시아 제국은 크림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에 알래스카를 단돈 720만 달러(약 100억원)에 판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엘먼도프-리처드슨 기지는 2010년 엘멘도르프 공군 기지와 리처드슨 육군 기지를 통합한 대규모 육·공군 합동기지다. 250㎢ 규모로, 서울 전체 면적(605㎢)의 40% 정도 크기다.
이 기지는 냉전 시대 소련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데 핵심적인 전략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금도 북미 방공작전 및 전략적 대응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며, 미국의 북극 및 인도·태평양 방위 전략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이다.
기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곳에는 오랜 기간 수많은 항공기가 주둔하며 구 소련 및 러시아의 군사 활동에 대응해왔고, 지금도 러시아의 핵 발사 가능성을 탐지하기 위해 조기 경보 레이더를 운영하고 있다. '북미의 영공방어'(Top Cover for North America)는 이 기지의 모토다.
현재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를 포함한 미군의 핵심 전투 비행대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 기지는 러시아로서도 의미가 있다. 기지 인근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소련 조종사와 군인, 민간인이 묻혀 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14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 근처에서 열리며 우리의 군사적 형제애를 떠올리게 하고 2차대전 승리 80주년에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기지에서는 또 1971년 9월27일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과 히로히토 일왕이 만나기도 했다.
히로히토 왕은 2차 대전 후 처음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길에 앵커리지에 기착했고, 당시 닉슨 대통령이 현지에서 그를 환영했다.
히로히토 왕은 당시 밤 10시에 이 기지에 착륙해 닉슨 당시 대통령과 환담하며 1시간 40분간 머물렀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 계획은 회담 예정일을 불과 1주일 남겨놓고 발표됐고, 장소도 미국 알래스카주라고만 공개돼 양국 실무진은 적절한 회담장을 급하게 물색하느라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당초 백악관은 미군 기지에 러시아 정상과 수행원들을 부르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가능하면 이곳을 피하려고 했다고 한다.
이에 알래스카 내에서 주도(州都)인 주노나 페어뱅크스 등도 후보지로 검토됐다고 한다.
하지만 여름철을 맞아 관광객들이 붐비는 알래스카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필요한 보안 조건을 충족할만한 곳이 앵커리지밖에 없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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