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명재판 각하 유도’ 새 전략… “망명 시스템 제거 기도” 비판도
반이민 정책을 몰아붙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에 망명을 신청해 관련 재판을 받는 이들을 과테말라, 우간다 등 제3국으로 추방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CBS 방송은 23일 입수한 정부 내부 보고서를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법원에서 망명 재판을 받는 수천 명의 사건 심리를 중단시킨 뒤 이들을 대거 제3국으로 추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민 재판에서 정부를 대표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소속 변호사들은 최근 들어 미국 전역의 이민 법정에서 망명 신청자들을 제3국으로 추방하겠다면서 본안 판단까지 나갈 필요 없이 사건을 각하해 종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전술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에콰도르, 우간다 등 제3국이 미국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이들 망명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추방 협정을 근거로 한 것이다.
고국에서의 박해를 피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이들이 반드시 미국에서 새 터전을 마련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를 들어 미 행정부가 지정한 국가로 추방해달라는 취지다.
이민 법원이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해 사건을 각하하면 망명 재판은 끝나고, 신청자들은 미 정부가 지정한 제3국으로 추방될 수 있다.
이달 초까지 이민세관단속국 소속 변호사들이 낸 사건 각하 및 제3국 추방 신청 건수는 8천건을 돌파했다고 CBS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 접근 방식은 난민 신청을 통해서 합법적으로 미국 체류 자격을 얻는 길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적인 목적으로 자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들이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사기' 행위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이민 법원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우간다 같은 제3국으로 강제 추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향후 난민 체류 자격 인정을 받기 위한 재판 신청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휴스턴의 이민 변호사 폴 피렐라는 "그들은 망명 제도 전체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제도가 사람들을 신속히 추방하는 데 장애가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미 제3국 추방 결정 사례도 나오고 있다.
피렐라는 니카라과 반정부 인사 출신인 자기 의뢰인이 정부의 사건 각하 및 제3국 추방 신청 이후 법원에서 온두라스 추방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민 사건에 관여하는 단체인 샌프란시스코 성·난민연구센터의 법률 국장인 블레인 부키는 "행정부가 보기에 이는 사건에서 상대방을 무력화하는 손쉬운 방법"이라며 "이 나라에서 망명과 다른 보호 시스템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시도와 맥이 닿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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