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심원 1명 영어 미숙
▶ 미공개 항소심서 드러나
환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전직 UCLA 산부인과 의사 제임스 힙스에 대한 유죄 판결이 항소심에서 절차상 결함으로 뒤집혔다. 재판에 참석했던 배심원 한 명의 영어 능력과 공정한 심의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이 사실이 변호인단에 전달되지 않은 점이 결정적인 사유로 작용했다.
캘리포니아 제2지구 항소법원은 지난 2일 힙스의 1심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환송해 재심을 명령했다.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배심원 자격에 의문이 제기됐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변호인단과 공유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항소법원에 따르면 재판 도중 배심원 대표는 “배심원 한 명이 영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결론을 정한 상태로 심의에 임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이 내용을 검찰과 변호인단에 고지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해당 배심원의 적격 여부를 심리하는 공식적인 절차도 진행되지 못했다.
힙스의 변호인 레오나드 레빈은 항소심 과정에서 “해당 메모는 2년이 지나 항소 준비를 위해 법원 기록을 검토하던 중에야 발견됐다”며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자칫 그대로 묻혔을 사안으로, 심각한 사법적 오류가 될 뻔했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은 이 같은 절차가 피고인의 헌법상 변호인 조력권(수정헌법 제6조)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재심을 명령했다.
힙스는 35년간 UCLA 학생 헬스센터와 메디컬 센터에서 근무하며 다수의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2021년 기소됐다. 이후 2022년 10월 유죄 평결을 받고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아 현재 솔레다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 사건은 이후 UCLA의 조직적 묵인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500명 이상의 피해자들이 학교 측의 은폐를 주장하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UCLA는 총 7억 달러가 넘는 합의금을 지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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