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상선에 드론 날려
▶ 미 대응공격에 이란 보복
▶ 합의 임박 분위기서 급랭

2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28일로 석 달째를 맞는 가운데 ‘합의 임박’ 분위기까지 연출됐던 종전 협상이 양측의 소규모 무력 충돌로 위태롭게 유지되는 상황이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위협을 이유로 이란 군사시설을 추가 타격하자, 이란도 곧장 미군 공군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양국간 ‘강대강’ 확전 국면으로 돌아설지, 군사적 압박을 지렛대로 극적 외교 돌파구를 찾을지 중대기로에 직면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이란이 미 동부시간으로 27일 오후 10시17분 쿠웨이트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쿠웨이트군이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벌어진 이번의 제한적 무력 충돌 상황은 이란의 군사적 행동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중부사령부의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선박들에 자폭 드론 5대를 날려 보내자 미국이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들 드론을 격추한 데 이어 이란 반다르아바스의 드론 통제 시설을 공습했다.
이란은 이런 미국의 자국 내 공습에 반발해 미 공군기지가 있는 쿠웨이트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려 했지만, 쿠웨이트군이 요격했다. 쿠웨이트는 미군 주둔 기지인 알리 알살렘 기지가 있는 곳으로,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공격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표적 중 하나로 꼽혀왔다.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이번 원거리 교전은 지난달 휴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의 충돌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 협상에서 얼마나 큰 이견이 빚어지고 있는지가 더 선명히 부각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이란은 일단 휴전을 60일 연장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그동안 이란 핵 개발 저지를 핵심 의제로 협상을 벌인다는 양해각서(MOU) 초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같은 초안을 두고 미국 측 당국자들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 측 소식통들은 핵 문제에 대한 이란의 약속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 2월28일 개시된 대이란 전쟁은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종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종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메시지가 쏟아진 이후 잇단 무력 충돌로 협상 향배에는 더 안개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함께 대이란 전쟁을 주도했던 이스라엘 역시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전역의 주민들에게 자흐라니 강 이북으로 대피하라며 “강 이남의 모든 지역은 전투 구역으로 간주한다”고 경고했는데, 지난달 중순 휴전 발효 이후 레바논 남부 전역에 대피령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양측 모두 전면적인 확전 기류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장기 제재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란으로서도 종전 선언의 틀을 갖추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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