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인사회 안에는 수많은 불만들이 있다.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불만, 내용이 없고 겉만 있는 직능단체들에 대한 불만, 청소년들의 수많은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는데 제대로 대처 하나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불만, 흔들 수 있는 깃발이 없고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는 소속감에 대한 불만, 가정 안에서 남편은 아내에 대한 불만, 아내는 남편에 대한 불만, 자식은 부모에 대한 불만, 부모는 자식에 대한 불만 이루 헤아리기 힘든 불만이 우리 주위에 있다.
경제학자 허시만은 사람이 불만을 드러내는 방법을 두가지로 분류했다. 하나는 말로써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조용히 그 단체(분위기)에서 떠나버리는 것이다. 전자는 발언이라고 하고 후자는 탈출이라고 한다.
이런 불만에 대한 반응은 허시만의 분석과 같이 두가지로 나타난다. 비판세력들은 언론과 지면을 통해 통렬하게 비판한다. 선지자적인 시각으로 준엄하게 심판하는 말들을 쏟아낸다. 반면 과묵하고 조용해 보이는 식자들은 말없이 불만의 자리를 떠나버린다. 그리고 다시 조용해 지고 아무 것도 변화된 것이 없다. 결과적으로 비판세력의 도덕성은 높이 평가되지만 사회적인 불합리가 시정된 것은 전혀 없게 된다.
이 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불만을 토로하지도 못하고 떠나지도 못하며 가슴앓이를 하는 다수의 사람들이다. 불만을 말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떠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곳으로 떠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떠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건전한 대안세력이 많이 일어서는 것이다.
한인사회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비판만 하지 말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비판의 목소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 모두 대안세력이 되라. 대안을 제시하라. 그러면 세상이 변화되는 힘찬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우리 이민사회를 바르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대안들을 제시하고 그 대안들을 잘 처리해 간다면 성숙한 한인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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