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한 미국 여성이 보유한 도메인 ‘톤실 닷 컴’(TONSIL.COM)을 독일의 화학회사 ‘서드 케미’사에 넘겨주라고 판정했다.
TONSIL은 이 회사가 52년 이래 반세기 동안 써온 상표. 이 도메인을 다른 곳에 사용하게 되면 상표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WIPO 판결의 근거다. 또 한 달 전 WIPO는 보스턴의 사업가가 보유한 도메인 ‘코린시언스’(Corinthians.com)를 브라질의 축구팀 코린티안스에 돌려주도록 결정했다.
성경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 도메인(성서 고린도서와 같은 이름)을 확보했다는 소유자는 한때 브라질 축구팀에 도메인을 되팔기 위해 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적 목적으로 소유했음이 입증된 것이다.
도메인 품귀로 소유권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WIPO의 이같은 결정은 결국 상표권을 지닌 자에게 우선권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도메인 선등록을 빼앗겼던 1,000여개 도메인 중 상표권과 관련된 도메인의 4분의 3 정도는 상표권자들에게 되돌아간 것으로 WIPO는 집계하고 있다.
한 캘리포니아 주민은 세계레슬링협회 도메인을 선점해 놓고 되팔려다 WIPO의 제재로 불발되기도 했다.
배우 가수 등 유명인들의 도메인을 선점한 사례도 많다. 가수 마돈나와 스팅, 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도메인들이 그런 경우다. 그러나 자신의 상표권으로 주장하기 어려운 도메인도 없지 않다. 마돈나의 경우 가수 이름으로도 유명하지만 성경에서는 성모 마리아 이름으로 2,000년 이상 회자되는 말이다.
도메인 등록 및 관리대행 비영리 기구인 ICANN도 지난해 말부터 도메인 분쟁 중재를 위해 분쟁해결정책위원회(UDRP)를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유권 분쟁은 계속되고 있어 법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도메인 선등록 방지를 위한 소비자보호법을 제정해 놓고 있으며 일부 주정부에는 도메인 관련 분쟁해결 단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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