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집단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군가족들이 애를 끓이고 있다.
전장터로 나가는 당사자의 마음이야 더말할 나위 없겠지만, 남편과 아내, 아들과 딸을 사지로 보내는 가족들의 심경도 그리 편치가 못하다. 테러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일인 14일, 전국의 교회들이 울린 종소리는 군 가족들에게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포트 브래그 인근 교회에서 열린 추모회에서 샤논 립탁은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녀의 남편은 포트 브래그기지 블랙호크 헬기조종사인 셰인 립탁 대위다. 샤논의 오른손에는 때가 꼬질꼬질하게 묻은 성조기가 들려 있었다. 지난 4년간 남편을 따라 전국의 기지를 옮겨다닐 때마다 잊지않고 가방속에 챙겨넣었던 국기다. 7개월 전 셰인 대위가 걸프지역으로 떠날 때에도 샤논은 딸 클로를 가슴에 안은채 바로 그 성조기를 흔들며 남편을 배웅했었다.
멜리사 부캠프는 부시 대통령이 테러배후세력에 대해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13일, 켄터키주 포트 캠벨의 기지정문 앞에서 초조하게 남편을 기다렸다. "지난 번 일본에 기습적으로 공격을 당한 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듯 이번에도 세계대전이 일어나는게 아니냐"며 그녀는 못내 불안해 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느냐"는 그녀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해줄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일단 동원령이 떨어지면 군인가족이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위임장과 유언작성이다. 군법무관들이나 변호사를 만나 이 일부터 처리해야 한다.
샌디에고에서 복무중인 리처드 데스테파노 대위는 "충동명령이 떨어질 때 가장 딱한게 18세짜리 신병들"이라고 말했다. "18세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는 얘기다.
그러나 워싱턴주 타코마의 포트 루이스에서 복무중인 18세짜리 신병 트래비스 드리핀은 "나는 직업군인다. 국가의 부름을 받으면 어디든 가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트레비스는 세 살난 아들과 아내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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