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뉴욕에서 목회하다가 피닉스로 이사온지 삼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뉴욕에서 살던 나의 아파트에서는 멀리 맨해탄의 모습이 잘 보였다. 가끔 생각이 복잡하면 베란다에 나가 맨해탄쪽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해 보곤 했다. 맨해탄쪽에서는 유난히 높은 세계무역센터가 눈에 들어오곤 했다. 어쩌다가 밤에 뉴저지 쪽으로 나가 황홀한 맨해탄쪽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기도 했다.
이렇게 친밀하게 나의 뉴욕생활속에 함께 있었던 세계무역센터가 그만 테러리스트들에 의하여 무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볼때 내 가슴 한쪽도 무너지는 듯한 충격과 아품을 경험했다. 그리고 분노도 했다. “미국도 가만히 있으면 안돼! 무언가 액션을 취해야 돼!” 하면서 흥분하기도 했다.
지금 미국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2일자 한국일보에 난 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90%가 테러집단에 대해 무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고, 83%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한다.
이럴 때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하고 생각해 보았다. 전쟁을 하라고 하실까, 전쟁을 하지 말라고 하실까? 아무래도 예수님은 전쟁을 하지 말라고 하실 것 같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섭섭하더라도 그렇게 말씀하실 것임이 분명할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나는 예수님이 만약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 있다면 어떻게 하실까 상념의 날개를 펴보았다. 만약 예수님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본다.
예수님은 아마도 희생당한 유가족들과 함께 많이 우셨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참자고 하실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복수의 방법을 쓰지는 말자고 할 것이다.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 지도자들과 신변안전을 보장할테니 조건없이 만나자고 할 것 같다. 그리고 그들보고 “왜 그랬느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이유가 당신들에게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꼭 그런식으로 해야만 했었는가? 이제 나는 조건없이 당신들의 일을 용서할테니 당신들도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말아 달라”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부탁하실 것 같다.
그러면 그들도 후회의 눈물을 흘리고 폭력의 칼을 접지는 않을까? 이러한 나의 생각은 부질없고 비현실적인 것일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원수는 원수를 만들고, 피는 피를 부르며, 복수는 복수를 낳고야 만다는 것이다. 복수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아무리 억울하고 원통해도, 내 쪽에서 먼저 복수의 마음을 접는 것 밖에 다른 길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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