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은 끝. 이젠 실전만 남았다.’ 미국의 대 아프간 지상군 투입이 임박하면서 ‘빌 라덴 잡기’의 선봉에 나설 미 해병 특수부대 요원들은 이미 출동준비를 완료한 채 ‘명령만 내려달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본보는 15일 긴장감이 나도는 미 서부 최대규모의 해병기지 캠프 펜들턴을 방문, 레드비치(Red Beach)에서 가상 공격작전을 펴고 있는 해병 제13 원정대(13th Marine Expeditionary Unit)의 훈련모습을 참관했다.
활주로 없이 이착륙이 가능한 AV-8B 헤리어 전투기 2대가 굉음을 울리며 가상 적 진지를 레이다 감응장치가 장착된 미사일과 1,000파운드 무게의 폭탄으로 맹폭하자 잠시 후 로켓포와 기관총을 동체에 두른 AH-1W 수퍼코브라 헬기 편대가 나타나 적 진지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이어 수평선 한쪽 끝에 떠있던 대형 상륙정에서 출발한 수륙 양용탱크 AAV7 20대가 각각 21명의 해병대원을 싣고 모래사장에 안착, 교두보를 확보하고 CH-46E와 CH-53E 등 헬기에서 뛰어내린 500여명 전투요원들은 내륙으로 진격을 시작한다. 작전개시 약 3시간 뒤 모함과 공기부양으로 물위를 달리는 호버 크레프트에서 M1-A1 탱크와 경장갑차, 트럭, 불도저 등 중장비가 하역되면서 적진에는 성조기가 휘날린다.
훈련을 지켜본 미 해병 제13 원정대의 지휘관 크리스토퍼 군터 대령(49)은 "모든 훈련은 끝났다. 이제는 실전만 남았다"며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 출동,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군터 대령은 "우리 부대는 해외에서 군사작전이 시행될 경우 가장 먼저 출동하는 첨병"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이 내륙국가이기 때문에 일단 수송기로 이동한 뒤 야간에 낙하산으로 침투, 적의 급소를 공격하는 게 주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서부에 있는 3개 원정대 가운데 하나인 이 부대는 해병 정예요원 2,100명으로 구성돼 있다. 보병으로만 이뤄진 육군부대와는 달리 수송기 등 작전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자체 보유,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한다. 제13 원정대는 주력 장비인 20대의 수륙양용 탱크, 4대의 M1A1 탱크, 12대의 경전차, 6대의 155mm 대포, 대공방어를 위한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외에도 수송 및 공격지원 장비로 16대의 중·대형 헬기, 4대의 공격용 헬기, 6대의 헤리어 전투기, 2대의 KC-130 수송기 및 급유기를 갖추고 있다.
지난 85년 창설된 제13 원정대는 지난 91년 걸프전에도 투입돼 쿠웨이트 상륙작전에 참여, 1,413명의 이라크 군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린 바 있다. 케리 벳슨 중위(공보담당)는 "병력은 대대 규모에 불과하지만 실전 경험과 전투력과 충천한 사기만큼은 웬만한 보병사단을 능가한다"며 "아직 출동날짜는 잡히지 않았지만 부대원 모두 출동 대기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에 전투대원으로 참가한 마이클 스텐톤 일병(19)은 "테러참사 이후 평소에도 훈련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집단들에게 미 해병대의 짠맛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john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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