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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타오르고 싶다’ 김영숙 지음/한길아트 펴냄
음악은 누구나 좋아하지만 그림에 접근하는데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왠지 모를 장벽을 느낀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그림감상은 음악처럼 가볍지만은 않은, 조금은 버거운 일로 다가온다. 참여라는 측면에서도 그린다는 행위는 노래를 부르는 것 만큼 일상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한국에서는 미술의 대중화를 위한 작업들이 활발해 지고 있다. 그림에 좀 더 쉽게 다가 설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읽기 쉬운 서적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관련행사들도 이곳저곳서 부쩍 많이 열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류의 책들 가운데 김영숙이라는 ‘평범한 아줌마’가 쓴 책 ‘나는 타오르고 싶다’는 그림을 보통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접근한 점이 도르라져 보인다. 김영숙씨는 인터넷상에서 ‘나무그림’이라는 ID로 그림보기에 관한 글들을 올려 뜨거운 인기를 누려온 주부. 그는 미술과 관련한 어떠한 교육을 받거나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비전문가’이지만 이 책은 어떤 전문가들이 쓴 책보다도 독자들이 그림을 따스하게 느낄수 있도록 수더분하면서도 재치있는 문체로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그림은 아는만큼 보인다’고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그림감상은 자기 생활과 떼어 놓을수 없는 주관적인 체험이기 때문"이라며 그림에 접근하는데 부담을 가지지 말 것을 우선 강조한다. 그러면서 "현대 화가들은 요즘 사람들이 그림 볼 줄 모른다고 남을 탓하지만 그림을 그림 자체로 재미있게 다가가 볼수 없게 만든 사람들은 결국 그 자신들"이라고 꼬집고 있다. 그러면서 인용하는 피카소의 말속에 책의 메시지가 있다. 피카소는 자신의 작품 ‘게르니카’에 대한 구구한 해석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 소는 그냥 소다. 이 말도 그냥 말이다. 뭔가를 말하고 싶다면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글을 쓰는게 나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자신이 느끼는 대로 보면 되는 것이다."
책은 렘브란트, 파카소, 고흐, 모딜리아니등 30여 거장들의 그림과 이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 놓고 있다. 미술의 사조가 어떻게 변천돼 왔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데다 미술계의 엄숙주의를 꼬집는 풍자와 유머가 글속에 잘 버무려져 있어 한번 잡으면 쉽게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야기들의 주제가 된 거장들의 그림 100여점이 질 좋은 컬러로 실려 있어 보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책을 덮고 나니 박물관에 걸려 있는 그림들이 집안 거실벽으로 옮겨 온 듯 좀 더 친숙하게 다가 온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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